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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주환 (전)한국사회복지관협회장 |
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 선거일이 며칠 남지 않았다. 회장이 되겠다고 나선 분들이 여럿인데, 각자의 주장을 회원들에게 전달하느라 매우 바쁜 모습이다. 열심히 발품을 파는 이도 있고, 과거의 실적으로 승부를 내겠다는 이도 있다. 후보들의 선거 전략을 뭐라고 말할 순 없지만, 어쨌건 ‘평생회원’이라서 선거는 해야 될 형편이다. 그래서 나름의 투표 기준을 정리해 보았다.
첫째, 후보자들의 진정성 여부를 들여다보면서 적절한 후보를 찾으려고 한다. 진정성은 그의 말과 살아온 이력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그의 이력을 볼 때, 말을 앞세웠던 사람은 실격이라고 보면 된다. 그릇이 작은 사람은 부족한 그릇의 크기를 벌충하기 위해서 허황된 말들로 자신을 부풀린다.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마구 질러댄다. 거짓말을 사실이라고 둘러대기도 한다. 이런 사람은 약속만 무성하지, 성과를 낼 수 없다. 후보자들의 말과 삶은 진정성 여부를 판단하는 시금석이다. 무리한 합리화와 허망한 변명을 늘어놓는 사람이나 출마이유가 애매한 사람도 진정성을 의심해 봐야 한다. 선거를 현란한 구호나 정치공학적 윤색기술로 때우려는 후보도 적합한 인물은 아니다. 이런 후보는 제쳐두고 진정성으로 중무장한 후보에게 투표하려고 한다.
둘째, 후보자와 함께 하는 사람의 면면을 챙겨보고 투표할 것이다. 후보자를 돕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선명한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파악할 수 있고, 그들이 설정한 궁극적 목표를 추론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잘라서 이야기하면, 사회복지사들을 이용하려는 인물과 사회복지사들을 섬기려는 인물로 나눌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후보자와 함께 하는 사람들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서 끊임없이 사회복지현장을 흔들어대던 사람은 없는지 평가해야 한다는 말이다. 물론 후보자를 돕겠다고 이름을 올린 모든 사람을 양분해서 판별해 보자는 건 아니다. 후보자를 돕겠다는 사람 중에는 순수한 마음으로 이름을 올린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들의 순박한 의지는 마땅히 존중하되, 투표는 냉정하게 가려서 할 것이다.
셋째는 정책의지의 정합성 여부를 볼 것이다. 정책은 협회 차원에서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영역이 있고, 외부와의 협력이나 조정을 통해서 달성할 수 있는 영역이 있다. 내부적으로는 혁신적 비전이 있어야 하고, 외부적으로는 현안해결의 시점과 방법이 분명해야 한다. 회원들의 참여확대와 보상체계 제고를 비롯한 회원친화적인 정책이 내부적 과제다. 협회는 최우선적으로 회원들의 믿음을 높여가는 것이 중요하다. 외부적으로는 각종 직능단체들과의 수평적 협력과 연대활동의 강화, 불합리한 제도의 개편을 위한 명확한 의제설정, 시급한 현안들에 대한 협상력 제고를 위한 대안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정부나 국회와의 조율과정이 순탄해진다. 두루뭉술한 구호는 정책의지가 없음을 반증한다. 실현가능한 대안을 딱 부러지게 제시하는 후보를 찾을 것이다.
후보자와의 친소관계(親疏關係)에 따라 투표하면 불행한 선거가 된다. 어떤 후보자가 사회복지사들과 보폭을 함께 할 것인지를 찾아내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 바라기는, 이번 선거를 통해 한국사회복지사협회의 품격과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
전혜빈 기자 hyeen0606@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