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을 공황에 빠트린 계엄사태의 향후 해법을 두고 말 같잖은 이야기들이 많다. 대표적인 주장이 ‘질서 있는 퇴진’이다. 민주주의를 하룻밤 만에 오염시킨 질서 파괴범에게 질서를 운운하고 있다. 국힘들이야 원래 DNA가 그렇다고 하더라도 공부 좀 했다는 사람들마저 헌정질서를 앞세우면서 정신 나간 소리를 늘어놓고 있다.
최주환 (전)한국사회복지관협회장 |
질서 있는 퇴진은 헌법이 정한 탄핵절차를 따르면 된다. 다른 무슨 방법이 있단 말인가. 며칠간의 난맥을 보고도 질서를 말하는 것 자체가 헌법질서를 농락하는 행위다. 첨단무기를 들고 설치는 장면을 목격하고도 헛소리를 지껄이는 데는 권력유지를 위한 비루한 속셈이 깔려있다.
난데없이 ‘탄핵 트라우마’를 들먹거리는 사람들도 있다. 박근혜를 탄핵한 지난날의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는 것인데, 궤멸적인 정치상황에 내몰렸던 정황을 의식한 말이다. 박근혜의 탄핵은 위법한 사유가 있었기에 의결된 것이다. 이번의 탄핵도 헌정질서를 파괴한 인물의 직무를 정지시키거나 파면하려는 질서회복 행위다.
그는 밤중에 군대를 동원해서 국회를 장악하려 했고, 선관위에 난입한 것도 모자라서 유력 정치인과 지도급 인사를 납치 구금하려 한 일을 지휘했다. 이런 사람을 탄핵하지 못하면 어떤 사람을 탄핵할 수 있다는 말인가. 트라우마를 운운하는 이들의 대가리에는 다음 선거가 있을 뿐이다.
가장 복장 터지는 이야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지 않았겠나’라는 개나발이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말을 천연덕스럽게 나불거리는 몰상식이 실재한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 헌법에도 위배되고 계엄법에도 위배되는 행위를 자행한 사람을 두고, 그럴만한 이유가 있지 않았겠냐는 옹호는 백번을 고쳐 생각해 보아도 망발이자 도발이다.
야당이 발목을 잡는다고 생각했으면 야당과 대화를 나누면 된다. 국정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세력을 겁박한다고 고분고분해지는 시대는 지났다. 더구나 비상계엄을 욱하는 마음에 저질렀다는 사람에게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그럴만한 이유’라는 말은 이런 때 쓰는 말이 아니다.
허튼 소리를 뇌까리는 집단이나 개인의 정체는 과거 군사독재와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사람들이다. 이들은 자신의 안위가 최우선적 고려사항이다. 국가의 장래나 헌정질서의 유지에는 별 관심이 없다. 오로지 자신의 정치적 입지에만 군침을 흘리는 인물들이다. 그들은 국가적 변란사태에도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만을 찾는다.
만약에 그들이 국회의 다수석마저 차지했더라면 우리나라가 어찌 되었을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우리나라가 이렇게라도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것은 전적으로 국민들의 헌신 때문이다. 쓸데없는 말들로 국민들의 자존심을 짓밟는 무리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그 더러운 입, 다물라..!
손정임 기자 sjo544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