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을 잃은 정당의 비극
국민의힘이 요즘 보여주는 행태는 한마디로 ‘정치적 자해(自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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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M방송뉴스대표 김문교 |
정당이 민심을 설득하기는커녕, 매일같이 국민의 눈앞에서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을 반복하고 있다. 정권을 잃은 뒤 최소한의 성찰이라도 할 줄 알았던 국민들은, 오히려 더 노골적으로 과거의 패악을 재현하는 국민의힘의 태도에 경악하고 있다. 이쯤 되면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다’는 표현조차 약하게 느껴질 지경이다.
무엇보다 국회에서 벌어진 ‘대통령에게 꺼지라’는 막말 사태는 정치적 금도를 무너뜨리고 민주주의 품격을 짓밟은 저질 정치의 극치였다. 내란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 국정을 정상화하려는 노력에 정면으로 반하는 폭언은 국민의힘이 국민을 상대할 의지가 있는 정당인지조차 의심케 한다. 스스로를 ‘책임 있는 보수’라 부르던 정당이 책임은 없고 막말만 남은 정당으로 전락한 것이다.
민생은 안중에도 없다. 물가와 경제 압박 속에서 국민들은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데, 국민의힘은 국익을 위한 외교 성과조차 정쟁의 도구로 삼는다. 관세협상 타결, APEC의 성공적 개최, 안보 협력 강화 같은 중대한 국가 과제 앞에서도 국민의힘은 “좌파 정권 실패”라는 낡은 주문만 되풀이한다. 정당이 시대 변화에 뒤처지면 도태되는 법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시대를 읽지 못하는 수준을 넘어서, 시대를 거꾸로 돌리려는 퇴행적 시도로 가득하다.
더 큰 문제는 ‘왜 지는지 모르는 정당’이 되었다는 점이다. 국정 파탄을 방조한 과오, 내란을 부정하거나 축소하려 한 태도, 민생보다 검찰·정파적 이해를 우선했던 행태에 대해 단 한 번도 진지하게 사과하거나 성찰한 적이 없다. 이미 국민은 등을 돌렸고, 지지율은 바닥을 기고 있으며, 보수의 심장부에서조차 외면받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자신들이 옳고 국민이 틀렸다는 듯 행동한다.
정당이 민심의 심판을 거부하면 남는 길은 하나다. 역사적 퇴장.
지금의 국민의힘은 그 길로 곧장 달려가고 있다. 이들은 자기 손으로 판 무덤이 결국 자신들의 종착지임을 아직도 모르는 듯하다. 정치의 본령은 국민이다. 국민을 잃은 정당은 존재할 이유도, 미래도 없다.
김문교 대표기자 cambroadcast@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