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일장춘몽(一場春夢)에 빠진 사람

기사승인 2024.10.14  22:49:55

공유
default_news_ad1

일장춘몽이라는 말은 ‘소동파’가 벼슬을 버리고 낙향한 후, 소슬하게 지내고 있는 모습을 보고 동네의 아낙이 ‘벼슬을 지낸 지난날이 일장춘몽이었지요?’라고 물었다는 고사에서 유래 했다고 한다. 일장춘몽을 설명하는 곁자리에 노생지몽(盧生之夢)이라는 말도 있다. ‘노생’이라는 선비가 험난한 과정을 거쳐서 출세를 했는데, 그 일이 한단이라는 마을의 장터에서 술 한 잔 마시고 자다가 꾼 꿈이었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한 말이다. 

최주환 (전)한국사회복지관협회장

일장춘몽은 유래나 쓰임새가 다양하다. 모아보면, ‘지나고 나니 한낱 꿈에 불과했다’는 뜻이다. 부귀영화도 그렇고 권력도 그렇다. 그런데 그 꿈을 붙잡고 위세를 떠는 군상들이 많다. 

뜬금없는 칼럼을 하나 읽었다. 동아일보에 게재된 ‘김순덕의 도발’이라는 글이다. 글은 심우정 검찰총장의 분발과 결단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글의 내용이 심상치 않다. “대통령은 김건희가 아니라고 바로잡아줄 사람은 단 한 사람, 윤대통령밖에 없다. 그런데 그걸 못한다는 것을 세상이 다 안다는 게 비극이다. 윤 대통령이 어려워함직한 선배 법조인들이 김 여사에 관해 조언하면 ‘제가 집사람한테 그런 말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라며 말을 끊는다지 않던가”라는 대목이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김 여사라는 분의 행실이 도를 넘어섰다는 말이고, 그것을 대통령이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말이 아닌가.

나라가 이상한 모양새다. 허튼 일에는 열심이고, 막상 해야 할 일은 손을 놓고 있다. 돌아가야 할 일은 황소처럼 달려들고, 보듬어 안아야 할 일에는 냉정하기 짝이 없다. 다가서야 할 일은 외면하고, 물러서야 할 일은 버티고 서있다. 세상일은 크건 작건 간에 ‘정도(正道)’라는 것이 있다. 바른 길을 말한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초등학생 때 배운 일인데도 어렵다. 

어째서 그럴까? 하나는 분수를 넘은 욕심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는 성찰부족 때문이다. 모두 마음과 생각이 뻣뻣해서 그렇다. 대통령 가족도, 일반국민도 예외는 없다. 뻣뻣하다가는 모두 골병이 들 뿐이다. 

노자는 도덕경 제76장에 ‘사람이 살아 있을 때는 부드럽고 연약하지만, 죽으면 굳어서 단단해진다. 초목도 살아있을 때는 부드럽고 여리지만, 죽으면 말라서 딱딱해진다. 그러므로 단단하고 굳은 것은 죽음의 무리이고, 부드럽고 약한 것은 삶의 무리이다. 이 때문에 병기가 강하면 부러지고, 나무가 강하면 꺾이는 것이다’고 했다. 

2,000년도 넘은 옛날에 설파한 교훈이다. 그런데도 버티고 윽박지르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미련한 사람이다. 노자에 가르침에 따르면 그런 사람은 죽은 사람이나 다를 게 없다. 다 털고, 국민 아래 서는 것이 진정 사는 길이다. 업신여김을 받지 않으려면 자중할 일이다. 

손정임 기자 sjo5448@naver.com

<저작권자 © CAM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