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망가지는 첫 번째 이유는 ‘편향된 사고체계’ 때문이다. 기울어진 사고체계는 사람을 황폐하게 만든다. 기본적으로 사람은 넓은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지도자라면 더욱 그렇다. 그래야 여러 사람을 안을 수 있다. 그렇지 못하면 만사가 이분법적이다. 인간관계도 아군과 적군으로 나누어버린다. 아군에게는 한량없는 자비를, 적군에게는 멸문지화를 안기려고 발광을 한다.
최주환 (전)한국사회복지관협회장 |
더구나 특정 사안에 대한 ‘기울어진 사고체계’는 모든 것을 믿지 못하게 한다. 사람도 믿지 못하고, 현상이나 상황에 대해서도 바른 판단력을 가지기 어렵게 만든다. 편향된 사고체계는 사람을 옹졸하게 만들어서 스스로 무너지게 한다.
두 번째 이유는 ‘오만과 독선’이다. 사람이 망가지기 시작하는 외적인 징후가 거들먹거리는 행태다. 사람의 마음이나 생각은 행동으로 드러나는 법이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거들먹거리기 시작하면 그 사람은 끝장이다. 이런 사람의 특징은 자신이 모든 것의 기준이라고 믿는다. 자기의 경험을 최선이라고 확신한다.
그래서 자신의 경험과 조금이라도 어긋나는 일을 만나면 참지 못하고 불같이 화를 낸다. 조절이 안 될 정도다.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사람은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다. 분노는 오만과 독선의 결과물이어서 다른 사람의 생각 따위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이런 사람은 결국 혼자만 남는 신세가 된다.
사람이 망가지는 세 번째 이유는 ‘성찰의 부족’ 때문이다. 성찰이 부족한 사람은 반성이란 게 없다. 누구 보아도 잘못된 선택임이 분명한데도 궤변으로 합리화하려고 한다. 말이 되지 않는 말을 하기 때문에 공허하고, 이치를 거스르는 말이기 때문에 황당할 뿐이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의 표정은 항상 굳어 있다.
성찰의 부족은 학습의 부족에서 시작된다. 배우려고 하지 않고, 가르치려고만 한다. 사실 성찰의 부족은 앞에 열거한 두 가지 이유의 원인이기도 하다. 성찰이 없으면 확증편향에 기울어지기 쉽고, 오만과 독선의 늪에 빠지기 십상이다. 하루에도 여러 번 반성해야 실수가 없다는 것이 선현의 가르침이다.
사람이 무너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압축해서 설명하다보니 세 가지만 열거했다. 사람이 띨빵해지고 망가지는 과정이 요란한 것은 아니다. 어리석음이 슬금슬금 삶의 중간자리를 차지한다. 아무렇게나 말하고, 건방지게 처신하고, 자신의 생각을 하늘이 준 생각이라고 믿으면서 천천히 막장으로 떨어진다.
그런데도 자신의 삶을 차분하게 돌아보지 않는다. 아니, 그럴 능력 자체가 없어진다. 그러면 무지와 무능이 그 사람을 덮어버린다. 요 며칠 사이에 우리는 특별난 사람을 경험했다. 도대체 왜 그랬을까를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답이 없다. 하도 갑갑해서 몇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반면교사로 삼으려고 여기에 남긴다.
손정임 기자 sjo544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