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최주환 (전)한국사회복지관협회장 |
‘밴댕이 소갈딱지’라는 말이 있다. 속이 좁아 터져서 쉽게 토라지고, 성질마저 급해서 실수가 잦은 사람의 행동을 빗대 이르는 말이다. 밴댕이가 얼마나 작은지는 모르겠으나 자료를 찾아보니 10cm 정도가 된다고 한다. 아주 작은 건 아니다. 그런데 밴댕이는 그물에 걸리자마자 죽어버린다고 한다. 어부들에겐 살아있는 활어가 좋은데, 금세 죽어버리는 밴댕이의 속성이 아쉬워서 그리 부른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한 주간이 시작되는 월요일 아침에 밴댕이를 글머리에 올린 이유가 있다. 요즘 밴댕이 소갈딱지들이 곳곳에 차고 넘쳐서 그렇다. 우리사회의 전반에 밴댕이 소갈딱지들이 똬리를 틀고 앉아서 역한 냄새를 풍기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자 불리한 판세를 읽은 정당의 언동이 영락없는 밴댕이 소갈딱지다. 금방 죽을 밴댕이처럼 요란하게 파닥거리는 모양이 오히려 처량해 보인다. 정당이 할 일은 자신들이 마련한 정책을 가지고 경쟁의 장에 나서야 한다. 그런데 냉수 먹다가 이빨 부러졌다고 진상을 떠는 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상대를 헐뜯거나 상대방의 실수로 반사이익이나 챙기는 행태도 반복되고 있다. 집권당도 국민들이 맞닥트린 삶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해법을 내놓기보다는 대통령의 인기에 그냥 묻어가려고 한다. 절실함이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절실하지 않은 선거가 어디 있느냐는 일반론으로 덮고 가기에는 영 물러터진 느낌이다.
노나라의 애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위나라에 애타타라는 못생긴 남자가 있는데, 그 흉한 꼴이 세상을 놀라게 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그와 함께 시간을 보낸 사람들은 그를 떠나려하지 않고, 그를 본 여자들도 다른 사내의 아내가 되기보단 그의 첩이 되겠다고 하니 어찌된 일입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돼지새끼가 그 어미를 사랑하는 것은 어미의 외형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를 돌보는 어미 돼지의 마음이 지극하기 때문입니다. 애타타라는 못생긴 남자도 외형은 추하지만 그 마음이 출렁이지 않고 시원하게 트인 생각으로 사람들을 돌보아서 좋아하는 것입니다.’ 중요한 건, 보이는 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마음의 크기임을 강조한 이야기다.
속이 넓은 사람은 ‘지긋한 사람’이다. 물론 우유부단한 사람을 가리키는 건 아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너그럽고 다양하게 품을 줄 아는 사람, 일희일비가 아니라 선후를 넓게 가릴 줄 아는 사람을 말한다. 이런 사람들이 많아져야 하는데, 밴댕이 소갈딱지들만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으니 안타까울 노릇이다. 선거운동이 대표적이고, 구성원들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조직들의 활동도 크게 다르지 않다. 속이 좁아터진 사람들이 북적대다보니 소리는 요란한데, 들을 만한 메시지는 없다. 꼴에 일하는 방식도 밀어붙이는 걸로 끝을 내려 한다. 밴댕이 소갈딱지처럼 촐싹대는 것이다. 촐싹대다가는 그물 속의 밴댕이 같은 신세가 될 뿐인데도 말이다.
이영재 기자 sd534@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