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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만 먹는다고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다 |
요즘 세상을 보다 보면 참 묘한 생각이 든다. 분명 나이는 어른인데 말하고 행동하는 모습을 보면 초등학생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생각만 옳다고 우기고, 조금만 마음에 들지 않으면 삐치고, 일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 남 탓부터 한다. 자신이 한 말이 틀렸다는 사실이 드러나도 사과하거나 돌아보기보다는 새로운 궤변을 만들어 또다시 자신을 변호한다.
아이들은 그래도 혼나면 배우고, 잘못을 알려주면 조금씩 성장한다. 그런데 일부 어른들은 수십 년을 살아놓고도 자신의 생각에서 한 발짝도 나오지 못한다. 오히려 학식과 경력이 쌓일수록 자신의 판단이 절대적으로 옳다는 착각까지 더해진다.
더 황당한 것은 대중에게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자신의 말 몇 마디로 국민의 생각까지 평가하고 재단하려 할 때다. 국민은 누군가의 훈계를 받아야 움직이는 학생들이 아니다. 각자의 삶을 살아온 경험과 판단력을 가진 시민들이다.
말을 많이 한다고 현명한 것이 아니고, 어려운 표현을 쓴다고 지성이 깊은 것도 아니다. 세상사를 오래 논했다고 해서 미래를 모두 꿰뚫어 보는 것도 아니다.
예측이 틀릴 수도 있다. 판단을 잘못할 수도 있다. 그것 자체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정말 부끄러운 것은 틀렸는데도 틀리지 않은 척하는 것이며, 자신의 오판을 인정하기 싫어 세상과 국민을 탓하는 태도다.
진짜 지성은 많이 아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자신이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한다.
진짜 어른은 상대를 가르치려 들기 전에 자신의 말을 돌아본다. 세상을 내려다보기보다 세상 속에서 배우려고 한다.
그러니 가끔은 거울을 볼 필요가 있다.
나는 정말 세상을 걱정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세상이 내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이 못마땅한 것인지.
나이를 먹는 것은 시간이 해준다.
그러나 어른이 되는 것은 자신이 해야 한다.
머리에 든 것은 많은데 마음의 그릇이 작다면, 그것을 우리는 지성이라 부르기 어렵다.
그리고 국민보다 자신이 언제나 더 현명하다고 믿는 순간, 그 사람의 지성은 이미 오만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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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교 시사칼럼니스트 cambroadcast@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