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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을 활용하지 않고 어떻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말할 것인가 |
허태정 대전시장이 “대전에 있는 것을 가지고 세계 일등도시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 말은 단순한 지역 발전 구호가 아니다. 대한민국이 앞으로 무엇으로 먹고살 것인지, 어디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만들어낼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문제 제기다.
대전에는 이미 대한민국이 수십 년에 걸쳐 쌓아온 최고의 과학기술 자산이 있다.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있고, KAIST가 있고, 수많은 정부출연연구기관과 연구자들이 있다. AI와 반도체, 바이오, 우주, 국방, 로봇을 비롯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핵심 기술이 대전에 모여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지금까지 이 거대한 자산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
연구는 연구대로, 대학은 대학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움직였다. 세계적인 기술을 개발하고도 산업화와 사업화는 더뎠고, 수많은 청년 인재가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났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세계는 지금 AI와 첨단산업을 둘러싸고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도, 중국도, 유럽도 국가의 모든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언제까지 수도권 집중과 지역 간 칸막이 속에서 시간을 허비할 것인가.
대한민국에 시간이 많지 않다.
새로운 도시를 만들고, 새로운 연구기반을 처음부터 구축하고, 새로운 인재를 다시 모으기에는 세계의 경쟁 속도가 너무 빠르다.
가장 빠른 길은 이미 있는 것을 제대로 쓰는 것이다.
그리고 그 답 가운데 하나가 바로 대전이다.
허태정 시장이 대전에 있는 자산을 연결해 세계 일등도시를 만들겠다고 한다면 정부가 못 도와줄 이유가 단 하나라도 있는가.
오히려 정부가 먼저 나서야 한다.
이것은 대전에 특혜를 주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대전의 과학기술을 대한민국의 국가전략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정부는 대전을 AI와 첨단과학기술의 국가전략 거점으로 분명하게 지정해야 한다.
AI 인프라와 첨단 연구시설, 실증단지를 과감하게 집중해야 한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기술이 기업으로 넘어가고, 연구실의 성과가 창업과 투자, 생산과 수출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연구에서 실증으로, 실증에서 창업으로, 창업에서 투자로, 투자에서 생산으로, 생산에서 세계시장으로 이어지는 길을 대전에서 완성해야 한다.
공공기관과 기업 연구소도 적극 끌어와야 한다. 규제는 풀고, 투자 문턱은 낮추고, 청년들이 대전에서 꿈을 펼칠 수 있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대전이 세계적인 과학기술 산업도시로 성장한다면 그 효과는 대전에서 끝나지 않는다.
세종의 행정, 충북의 바이오와 반도체, 충남의 제조업이 대전의 과학기술과 결합하면 충청권 전체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축이 될 수 있다.
이것이 진짜 지역균형발전이다.
공공기관 몇 곳 옮기고 예산 몇 푼 더 나눠주는 방식으로는 수도권 일극체제를 바꿀 수 없다. 지역에 세계와 경쟁할 산업과 기업,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사람이 남는다.
청년들에게 고향을 지키라고 말하기 전에 고향에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대전은 준비돼 있다.
인재가 있고, 연구기관이 있고, 기술이 있고, 산업의 씨앗이 있다.
부족한 것은 단 하나다.
국가의 결단이다.
정부가 결심하면 된다. 대전을 대한민국 미래산업의 실험장이 아니라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전략도시로 만들겠다는 결단이면 된다.
대전의 잠재력이 충분한데도 이를 방치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국가적 낭비다.
우리는 늘 미래를 말한다. AI 강국을 말하고 과학기술 강국을 말하며 국가균형발전을 말한다.
그렇다면 이제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대전을 지원한다는 소극적인 사고를 버리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대전을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
허태정 시장이 대전에 있는 것으로 세계 일등도시를 만들겠다고 한다.
못 도와줄 이유가 없다.
아니, 이제는 도와주는 수준을 넘어 국가가 함께 책임지고 만들어야 한다.
대전의 성공은 대전만의 성공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선택이다.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대한민국이 세계와 경쟁하려면, 지금 대전에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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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대전에서시작하자
김문교 시사칼럼니스트 cambroadcast@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