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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교 시사칼럼니스트 |
국민의힘은 언제까지 정부와 집권여당의 잘못만 바라보며 정치를 할 것인가. 야당이 정부를 견제하고 권력의 독주를 막는 것은 당연한 책무다. 그러나 비판과 반대가 정치의 시작이자 끝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정부가 실패하면 자신들에게 기회가 돌아올 것이라는 안이한 기대에 머문다면 국민은 그 정당에 다시 국정을 맡길 이유를 찾기 어렵다.
최근 국민의힘은 정부의 인사와 세제 등 주요 현안마다 날 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비판할 것은 비판해야 한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정부안을 폐기하라고 요구했다면 무엇으로 대신할 것인지, 경제정책이 잘못됐다고 한다면 어떤 성장 전략을 갖고 있는지, 외교·안보를 비판한다면 변화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대한민국의 생존 전략은 무엇인지까지 내놓아야 한다. 비토만 있고 대안이 없다면 그것은 견제가 아니라 무책임한 반사정치에 가깝다.
더 심각한 것은 당 내부의 모습이다. 최근에도 당협 재선출과 비주류 징계 문제 등을 둘러싼 갈등이 노출됐고, 지도부가 ‘원팀’을 강조해야 할 만큼 내부 결속 문제가 정치적 쟁점이 됐다. 국민에게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할 야당이 계파와 당권, 내부 주도권 다툼에 에너지를 소모한다면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 역시 설득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앞에는 저출생과 지방소멸, 성장잠재력 저하, 인공지능과 첨단산업 경쟁, 연금과 재정 문제, 외교·안보 환경의 급변이라는 거대한 과제가 놓여 있다. 어느 하나 정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국민의힘이 진정 수권정당을 자임한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분노의 언어가 아니라 국가경영의 설계도다.
정부의 실정을 기다리는 정당은 스스로 미래를 만들 수 없다. 상대가 못하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자신이 무엇을 더 잘할 수 있는지를 증명해야 한다. 국민의힘이 싸워야 할 상대는 정부·여당만이 아니다. 낡은 정치문법과 자기 당의 무기력, 그리고 국민에게 미래를 보여주지 못하는 자기 자신과 먼저 싸워야 한다.
야당의 힘은 목소리의 크기가 아니라 대안의 깊이에서 나온다. 국민의힘이 비토 정당을 넘어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설계하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는지, 지금 국민이 묻고 있다.
김문교 시사칼럼니스트 cambroadcast@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