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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주환 (전)한국사회복지관협회장 |
대전 서구청장 직 인수위원장으로서의 역할을 마무리했다. 백서를 제작하는 일이 남아 있긴 하지만, 전문학 대전 서구청장의 취임과 함께 기본적인 역할은 정리수순에 접어들었다. 선거가 끝난 다음 날, 인수위원장을 맡아달라는 당선인의 제안을 듣고 처음엔 사양했다. 현직에서 물러난 지가 오래되었고, 서구의 현안에 대해 아는 바도 충분치가 않아서 당선인의 앞날을 설계하는 중책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통합과 조정의 역할만 해주면 된다는 당선인의 당부를 더는 미루기가 어려워 수락했다. 선거대책위원회가 해산된 다음 날부터 인수위원회의 인선이 이루어졌고, 일주일이 지난 뒤부터 실질적인 활동이 시작되었다.
인수위원회를 개최한 첫날, 위원들에게 당부한 말이 있다. 인수위원회가 요란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었다.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나 공약에 대해 협의하는 자리가 불편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임 구청장의 성과와 과실을 냉정하게 구분하되, 부정일색으로 치우쳐서는 구정을 새롭게 설계하는 일이 벽에 부딪힐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특히 인수위가 해산되고 나면 실질적인 일은 공무원들이 해야 할 몫이다. 따라서 공무원들을 다독이며 공약이 구정에 녹아들 수 있도록 독려하라고 당부했다. 다행히 공무원들은 적극적으로 협력해 주었다. 힘겨운 자료요청에도 싫은 내색 없이 성실하게 응해 주었다. 고마운 일이었다.
다음으로 중요하게 염두에 둔 것은 분과활동의 자율성을 충분하게 보장하는 일이었다. 분과가 여러 개로 나뉘어 있어서 구청업무와 공약의 연계성을 찾아내는 작업이 쉽지 않았다. 하나의 공약이 구청의 여러 부서에 걸쳐 있고, 당선인의 공약이 특정 분과에서만 다루기가 난해한 것도 있었다. 이런 때, 위원장이 할 일은 분과의 활동을 응원하고 분과의 울타리를 넘나드는 일에 대해서만 조정의 역할을 하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위원장이 나서면 분과의 활동이 위축되거나 불만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위원장이 보기에 다소 불편한 활동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공약을 구체화하려는 의지로 보여서 감사한 마음으로 격려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인수위원회가 공약의 조정에만 집중하다보니 구정의 기획이나 현안에 대한 대응 그리고 중장기 비전설계 등이 늦게 다루어졌다는 점이다. 유능한 위원들의 조언으로 큰 그림이 최종보고에 담기긴 했지만, 처음부터 이런 과제들이 논의되었으면 실용적인 프로젝트들을 찾아냈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서구청이 개청한 후 처음으로 인수위원회가 꾸려졌다는 점에서 ‘실현가능한 공약체계의 구축’만으로도 성과는 있었다고 본다. 공무원들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많았다. 20일간의 활동으로 혁신적 계획을 설계하기는 어려웠다. 바라기는, 정리된 내용이라도 구체화되어 새로운 서구가 되길 간절한 마음으로 소망한다.
조명호 기자 cambroadcast@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