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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지는 ‘미국’을 보며...!

기사승인 2026.06.22  10: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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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환 (전)한국사회복지관협회장

미국이 기울어지고 있다. 거대한 항공모함이 기우뚱거리다가 제어불능에 빠진 모습과 같다. 이란과의 종전과정에서 보여준 트럼프와 참모들의 언행은, 예전의 미국이라면 볼 수 없는 유치한 행태들이라고 하겠다. 전쟁의 발발과정에서 보여준 느닷없는 행동도 예전의 미국이라면 취할 수 없는 일이었다. 트럼프의 미국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비교적 예측이 가능한 체계가 작동했었다. 세계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미국의 선택도 동맹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돌출적인 행동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납득 가능한 수준의 일들이어서 손가락질의 대상은 아니었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조롱과 비판과 웃음거리의 대상으로 전락해 버렸다. 

이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트럼프에게서 원인을 찾고 있다. 트럼프가 전쟁을 일으키고, 트럼프가 관세폭탄을 내던졌다고 본다. 그러나 트럼프의 독단만으로 모든 일을 설명할 수 없다. 미국이 변했고, 트럼프처럼 눈앞의 이익을 중시하는 미국인들이 많아졌다고 보아야 한다. 백인이면서 기독교인이고 보수적인 생각을 가진 계층과, 그들을 지지하는 미국인들이 많아진 결과인 것이다. 한계치에 육박한 국가부채, 극단적인 양극화, 가계부채의 폭증, 고물가와 의료비 부담 때문에 미국인들의 일상생활이 불안정한 지경을 헤매고 있다. 이런 마당에 미국제일주의를 외치는 목소리가 등장하자, 많은 유권자들이 앞뒤 없이 환호성을 질러댄 결과다.

물론 아직도 미국은 막강한 군사력과 최첨단 과학기술 그리고 세계최고의 인적자원까지 다른 나라들이 따라잡기 어려운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기축통화로 공인된 달러의 위세가 예전 같지 않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국제결제과정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미국이 단시간 내에 몰락할 것으로 보는 것은 섣부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는 미국에게 불리한 요인들이 널려있다. 미국의 경박한 처신이 초래한 ‘신뢰의 추락’이 가장 크다. 신뢰의 추락은 미국중심의 일극체제를 다극체제로 전환시키려는 움직임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국제결제의 대안으로 위안화가 등장한 것도 미국 경제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 

더구나 앞에서 지적한 신뢰의 추락은, 미국에게 기댈 것이 없어졌다는 말이기도 하다. 가급적이면 미국과 거리를 두려는 나라들이 등장할 것이라는 말이다. 실제로 미국은 변덕스런 말장난과 허풍으로 이미 레드라인을 넘어가버렸다. 동맹을 압박하고 모든 것을 돈으로 계산하려는 천박한 셈법 때문에 세계가 몸서리치고 있다. 이러고도 미국이 온전할 것이라고 믿으면 오산이다. 물론 미국도 생각 없이 이렇게 날뛰는 건 아닐 것이다. 그러나 허튼 신념을 바탕에 두면 수렁을 보지 못한다. 한때 세계를 지배한 영국이나 스페인도 돈의 수렁에 빠졌다가 허물어진 전력이 있다. 기울어지는 속도는 다소 느리다. 그러나 가라앉는 속도는 순식간이다.

이영재 기자 sd534@naver.com

<저작권자 © CAM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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