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우리는 너무 쉽게 잊는다

기사승인 2026.08.19  07:33:50

공유
default_news_ad1

- 2022년 봄에서 2026년 여름까지, 우리가 지나온 역사를 다시 생각한다

2022년 봄에서 2026년 여름까지, 우리가 지나온 역사를 다시 생각한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국가의 역사는 그렇게 쉽게 잊어서는 안 됩니다. 특히 민주주의가 무너질 뻔했던 순간, 국민의 생명이 희생된 순간, 헌법질서가 위협받았던 순간은 더욱 그렇습니다.

불과 몇 년 사이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일들을 시간의 순서대로 다시 돌아보면 믿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2022년 3월 9일.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선거가 치러졌습니다. 윤석열 후보는 48.56%, 이재명 후보는 47.83%. 불과 0.73%포인트, 약 24만7천 표 차이였습니다. 그렇게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대한민국 사회에는 갈등과 불신이 깊어졌습니다.

그리고 2022년 10월 29일 밤, 서울 한복판 이태원에서 믿을 수 없는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김문교 시사칼럼니스트

젊은이들이 평범하게 축제를 즐기러 갔다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이후 희생자로 인정된 사람까지 포함해 159명으로 집계됐고, 2026년 6월 구조활동에 참여했던 지역 상인이 추가로 희생자로 인정되면서 현재 공식 희생자는 160명이 됐습니다.

그날 이후 대한민국에는 무거운 질문이 남았습니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가.
재난이 발생했을 때 책임지는 사람은 누구인가.

그 질문에 충분히 답하기도 전에 시간은 흘렀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더 충격적인 밤을 맞았습니다.

2024년 12월 3일 밤.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습니다.

국회 주변에는 군 병력이 투입됐고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는 순식간에 거대한 혼란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국회는 계엄 해제를 요구했고 결국 몇 시간 만에 계엄은 해제됐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이후 이 비상계엄과 관련한 행위들을 탄핵심판의 핵심 판단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우리는 그날 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TV와 휴대전화 화면을 바라보며
“대한민국에서 정말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던 그 밤을 말입니다.

1980년대 역사책 속에서나 보았던 계엄과 군 병력, 국회라는 단어가 2024년 대한민국의 현실로 다시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국민과 국회, 그리고 헌법의 제동장치는 작동했습니다.

2024년 12월 14일, 국회는 재적의원 300명 가운데 204명의 찬성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했습니다.

새해가 밝았지만 사태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2025년 1월 15일, 윤석열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현직 대통령이 수사기관에 체포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장면이었습니다. 그리고 1월 19일 구속영장이 발부됐습니다.

이후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으로 3월 8일 석방됐지만, 역사의 시계는 다시 움직였습니다.

2025년 4월 4일 오전 11시.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은 만장일치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인용했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 헌정사에 남을 짧고도 무거운 주문을 읽었습니다.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대통령은 그렇게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자리에서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다시 국민이 선택할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2025년 6월 3일 조기 대통령선거.

이재명 후보는 49.42%, 1천728만7천513표를 얻어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됐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진 선거에서 대한민국은 새로운 정부를 선택했습니다.

6월 4일,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했습니다.

하지만 역사적 책임을 밝히는 과정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2026년 2월 19일 법원은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1심에서 유죄로 판단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현재 이 사건은 항소심이 진행 중입니다.

또 공수처의 체포를 방해한 혐의 등에 대해서는 2026년 7월 징역 7년의 실형이 확정됐습니다.

불과 4년 남짓한 시간 동안 벌어진 일입니다.

대통령선거가 있었고, 이태원 참사가 있었고, 비상계엄이 선포됐고, 대통령이 탄핵됐습니다. 현직 대통령이 체포·구속됐으며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을 파면했습니다. 다시 대통령선거가 열렸고 새로운 정부가 출범했습니다. 그리고 전직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벌써 이 모든 일을 너무 쉽게 과거의 일처럼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망각은 때로 역사의 반복을 부릅니다.

여기서 말하는 ‘적폐’를 특정 정당이나 특정 지역, 특정 성향의 국민 전체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분명 청산해야 할 정치적 적폐는 있습니다.

권력이 헌법 위에 설 수 있다고 생각하는 오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권력의 이해를 먼저 생각하는 문화, 잘못에 책임지지 않는 정치, 사실을 왜곡해 국민을 갈라놓는 행태, 민주주의 제도를 자신의 권력을 지키는 도구로 사용하는 권력관입니다.

그것이 어느 진영에서 나오든 우리는 경계해야 합니다.

민주주의는 어느 날 갑자기 완성되는 제도가 아닙니다. 대통령 한 사람을 바꾼다고 영원히 지켜지는 것도 아닙니다.

국민이 감시하지 않으면 권력은 오만해지고,
국민이 기억하지 않으면 잘못된 역사는 이름만 바꾸어 다시 돌아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록해야 합니다.

2022년 3월을 기억하고,
2022년 10월 29일을 기억하고,
2024년 12월 3일 밤을 기억하고,
2024년 12월 14일을 기억하고,
2025년 1월의 체포와 구속을 기억하고,
2025년 4월 4일의 파면을 기억하고,
2025년 6월 3일 국민의 선택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위험한 길목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왔는지를 다음 세대에게 말해주어야 합니다.

역사를 기억하자는 것은 복수하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다시는 반복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주인은 대통령도, 정당도, 검찰도, 군대도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입니다.

지난 몇 년의 역사가 우리에게 남긴 가장 크고 무거운 교훈은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됩니다.

기억하는 국민만이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역사를잊지말자 #민주주의를지키자 #12월3일비상계엄 #국민이주인이다 #다시는반복하지말자

김문교 시사칼럼니스트 cambroadcast@naver.com

<저작권자 © CAM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