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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주환 (전)한국사회복지관협회장 |
중동지역에 다시 화염이 치솟고 있다. 잠시 조용하던 호르무즈 해협도 미사일과 드론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 세계경제와 안정이 위협을 받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소모적인 충돌의 지속은 원유수급의 차질로 이어져서 유가의 폭등과 석유화학 소재의 유통체계를 옥죄고 있다. 트럼프는 단기간에 이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그의 명령에 의해 이란 땅에 쏟아진 미사일과 폭탄의 총량은 헤아리기조차 어렵다. 최첨단 무기들이 동원되었기 때문에 이란의 피해는 막중할 것이다. 그런데도 이란은 아직도 건재하며 미국과 맞붙어 싸우고 있다. 양측의 끝없는 충돌의 영향은 두 나라에 머물지 않고 있다. 세계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란을 폭격한 공식적인 이유는 핵무기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안쪽을 들여다보면 중동에서 미국의 전략적 이익을 지키려는 속셈이 깔려있다.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의 꼬드김에 넘어간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으나 미국이 아무런 계산 없이 이스라엘의 충동질에 넘어갔을 것이라고 보는 건 순진한 의견이다. 미국은 중동에 10여개의 기지를 두고 있고, 총 5만 명의 군인을 주둔시키고 있다. 그만큼 이 지역에 미국의 중요한 이익이 걸려있음을 반증한다. 미국은 이란이 자국의 이익을 훼손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중동지역의 통제력을 놓치지 않으려고 전쟁을 일으켰다고 보는 것이 옳다. 물론 패착이었다.
이번 이란과의 전쟁을 패착이라고 보는 것은, 자신들이 저지른 일인데도 다른 나라들에게 덤터기를 씌우려는 시도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미국은 동맹국에게 이 전쟁에 참전할 것을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개전초기에는 도움이 필요 없다더니 이제는 군사적 기여를 압박하고 있다. 다른 나라들에게도 비슷한 요구를 하고 있지만, 특히 우리나라에게 군사적 기여를 맹렬하게 종용하고 있다. 동맹국들에게 관세를 올리면서 해코지와 위협을 일삼다가 이제는 엉뚱한 몽니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한미동맹은 양자 간 안보동맹이다. 세계여건의 변화에 따라 가치동맹과 경제동맹의 성격이 가미되었다고는 하지만, 파병요구의 근거가 되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안하무인이다. 동원해야 할 무기까지 명시하면서 파병을 언급하고 있다. 견디다 못한 이재명 대통령이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간을 벌어보겠다는 셈법을 담은 대답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미국의 기대를 높이는 언어로 읽힐 수 있다. 파병은 결단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실용외교니 뭐니 하면서 혹시라도 국민의 안위를 다른 나라에 맡기는 행위는 자해행위나 다름이 없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절대적인 현실임을 감안해 볼 때, 우리경제의 파탄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도 파병불가의 다른 이유다. 대한민국이 미국의 패권전쟁에 끼어들어갈 아무런 이유가 없다. 한국은 용병국가가 아니다. 국민주권국가다.
이영재 기자 sd534@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