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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만 보고 걷다보면...?

기사승인 2024.06.03  11:4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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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고 겸손해서 주위의 칭송을 듣는 사람이 있다. 반면에 자신의 역할에 부여된 작은 권력을 가지고 온갖 위세와 협잡을 일삼는 사람도 있다. 역할은 반드시 냉정한 평가의 대상이 된다. 마음과 행동을 다듬는 겸손함이 필요한 이유다.   

최주환 (전)한국사회복지관협회장

제나라의 재상인 안자(晏子)는 키가 작았다. 그 안자가 외출 할 때는 키가 매우 큰 마부(馬夫)가 호위했다. 그런데 마부의 태도가 겸손하지 못하고 깝죽댔던 모양이다. 그 모습을 본 마부의 아내가 헤어지자고 요구했다. 당황한 마부가 아내에게 이유를 물었다. 아내는 ‘안자라는 분은 키가 작지만 재상에 올랐고 성품이 겸손하여 이름을 떨치고 있으나 당신은 겨우 마부이면서 거들먹거리는 모양이 싫어서 헤어지자는 것’이라고 했다. 아내 말을 들은 후부터 마부는 겸손해졌다. 안자가 마부에게 어찌 태도가 바뀌었냐고 물었다. 마부는 아내의 이야기를 그대로 전했고, 안자는 겸손해진 마부를 중요한 자리에 등용했다.

권력자와 지근거리에 있는 나부랭이들의 깝죽거림은 시대를 가지리 않는 것 같다. 사기열전에 등장한 안자의 마부는 아내의 고언을 받아들여 겸손해지기라도 했는데, 소위 ‘측근’이라는 자들의 건방진 태도는 국민들 사이에서 놀림꺼리가 되는데도 아랑곳하지를 않는다. 온 나라를 군화 발로 짓이기던 시절에 최고권력자를 팔아서 호가호위를 일삼던 무리들이 있었다. 허접한 위세를 떨다가 ‘밉상’으로 전락했고, 결국은 말로가 다들 비참했다. 굳이 정치적인 영역이 아니더라도 위치와 역할을 망각한 무리들은 숱하다. 최근에 ‘국민 밉상’으로 추락한 인물이 몇 사람 생각난다. 여기에 실명을 거론할 필요는 없지 싶다.

조금 결이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한참 지난 정부 시절에 사회복지정책을 주도한 교수들이 있었다. 그들은 대통령의 신임을 바탕으로 하늘에 있는 별이라도 딸 수 있는 것처럼 호들갑을 떨어댔고, 5년 동안 사회복지현장을 흔들어대느라고 엄청 분주했다. 현장의 소리를 많이 듣고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자신들의 ‘책상머리 생각’들을 관철시키느라고 쓸모없는 일에 정신을 팔아버렸다. 그 결과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고 싶지도 않다. 다만, 현장의 절박한 외침은 내팽개치고 얼기설기 구축한 시스템이라는 것들이 곳곳에서 오작동하고 있는 현실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궁금하다.

‘하늘만 보고 다니는 사람은 개천에 빠진다’는 속담이 있다. 발 딛고 있는 곳에 집중하지 못하면, 원하지 않는 결과에 이른다는 뜻을 품고 있다. 어쩌다가 얻게 된 기회나 힘을 적절하게 사용하지 않으면, 뜻하지 않은 시점에 어려움을 만날 수 있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소위 ‘높은 자리’에 있을수록 더 겸손할 것, 한 주간 동안 가슴에 품을 명제다. 

손정임 기자 sjo5448@naver.com

<저작권자 © CAM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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