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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주환 (전)한국사회복지관협회장 |
민주당의 서울 경선이 갈수록 태산이다. 검증을 빙자한 물어뜯기가 도를 넘어섰다. 경선은 민주당의 서울시장후보를 확정하기 위한 과정이다. 따라서 서울시장후보로서의 정책이나 비전을 제시하는 일이 무엇보다 앞서야 한다. 그런데 특정후보를 겨냥한 흠집내기에 몰두하는 모양새다. 본선에서 상대방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만한 이력을 들춰내고, 기초자치단체장의 경력을 가지고 서울을 책임질 수 있겠느냐는 조롱도 마다하지 않는다. 같은 정당 내에서 이루어지는 일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이런 네거티브 경선은 상처만 키우고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뿐이다. 즉각 중단해야 할 일이다.
민주당의 물어뜯기 경선이 초래한 비극은 2021년에도 있었다. 그때 이재명 후보의 경선상대인 이낙연 후보는 온갖 흑색선전을 동원했다. 경선 판이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었다. 그걸 인용한 보수언론들의 까대기와 상대당의 공세 때문에 대통령 선거에서 근소한 차이로 패배하는 요인이 되었다. 만약에 경선과정이 정책대결로 이어졌더라면 엉뚱한 사람이 대통령에 당선되는 일은 결코 없었을 것이다. 물론 같은 정당이라도 경쟁은 해야 한다. 그러나 기본적인 예의는 지켜야 한다. 사람의 도리마저 내버리면 안 된다. 피아를 분간하지 못하고 마구잡이로 물어뜯는 경선은 ‘죽 쑤어서 개 주는 꼴’로 귀결된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대전의 민주당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대전시정을 유능하게 이끌던 허태정 시장에게 느닷없는 인물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도전장을 내민 것까지는 좋았는데, 주구장창 헛소리로 허태정 시장을 공격했다. 인신공격까지도 서슴지 않았다. 아무리 눈이 뒤집히는 상황이라도 조심할 것이 있는 법이다. 당시 국회의원들의 몰지각한 작태도 한몫했다. 경선판과 선거판이 통째로 엉망진창이 되었다. 선거결과는 참담했다. 시장과 구청장 자리를 다 헌납했다. 자기 분수를 알았더라면 둘 다 너끈하게 이길 수 있는 상황이었다.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으로 덤비면 실제로 그렇게 된다. 자제해야 할 이유다.
사정이 이런데도, 민주당의 경선이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다른 후보를 물어뜯지 않을 것으로 기대했던 인물이 오히려 판을 흐리는 일에 앞장서고, 석연찮은 이유로 유력한 인물을 컷오프하고 있다. 정권창출에 헌신한 이들을 원칙 없이 내치면 땅을 칠일이 생기게 된다. 경선과정에서 새어나오는 말들도 지나치게 험악하다. 검증의 탈을 뒤집어쓴 악마의 혓바닥이 춤을 추고 있다. 이러면 안 된다. 지금 민주당은 서둘러야 할 일이 두 가지가 있다. 기득권을 유지한 채 경선에 뛰어들면 10%를 감점하는 일과 실체가 불명확한 의혹제기행위는 아예 금지하는 일이다. 그래야 국민들로부터 박수 받는 경선이 된다.
김문교 대표기자 cambroadcast@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