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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은 귀한 손님이다.

기사승인 2025.09.22  15:5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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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환 (전)한국사회복지관협회장

직원들과의 불협화음으로 어려움을 겪는 리더들이 더러 있다. 그래서인지 직원을 가족처럼 대하라는 조언에서부터 직원의 개성을 존중하라는 조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조언들이 많다. 그 종류가 하도 많아서 머리에 담아두기가 어려울 정도다. 직원들과의 불협화음이 많아진 데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그 이유들을 모아보면, ‘세상과 사람이 달라졌다’는 말로 압축된다. 세상이 달라졌는데도 예전의 리더십으로 직원들을 대하면 고리타분하다는 소리만 듣는다. 그런 소리를 귀담아 들을 직원은 없다. 또한 요즘 젊은 직원들의 사고방식은 지난 시대와는 아주 질적으로 다르다. 그런데도 자신의 젊은 시절을 기준으로 직원들을 대하면 크고 작은 암초들을 만나게 된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지인과의 대화에서 깨달은 지혜를 적어보면 아래와 같다. 

우선 가족주의에 기초한 잡다한 생각을 벗어버려야 한다. ‘우리는 한 가족’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말이다. 서로 다른 출생의 배경과 서로 다른 가족의 배경을 가지고 있는 직원들에게 자꾸 한 가족이라는 생각을 강요한다고 해서 한 가족이 되는 건 아니다. 단언컨대, 직장은 가정일 수 없다. 가정이 아닌 곳에서 가족이라는 이야기를 빈번하게 듣는 것은 피곤한 일이다. 

직원들은 자기 일을 열심히 해서 인정을 받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기대한다. 이런 사람들에게 가족 따위를 운운하는 건 권위주의적 사고방식으로 비칠 뿐이다. 예전에 내가 범한 실수이기도 하다. 조금 차가운 이야기지만, 직원을 가족으로 대하기보다 귀한 손님으로 대하는 게 좋다. 손님은 극진히 대접하는 게 원칙이다. 직원을 귀하게 대접하면, 웬만한 문제는 저절로 풀린다.  

나이가 지긋한 리더들에게는 공통적인 문제점이 있다. 그것은 자신의 경험을 절대적인 가치로 여긴다는 점이다. 그러나 어려운 시기를 성실함과 우직함으로 이겨낸 무용담은 자신들에게만 유효한 이야기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런 이야기에 공감하고 감동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혀 다른 성장배경을 가지고 있는 젊은 직원들에게는 아득히 먼 별나라의 이야기로 들릴 뿐이다. 

다수의 리더들이 이 사실을 잘 안면서도 입만 열면 역사교과서에나 나옴직한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아는 것과 실천이 따로 노는 것이다. 소비자 우선주의라는 말이 있다. 조금만 확장하면 직원이 맨 앞의 소비자다. 군둥내가 진동하는 이야기보다 손님들이 먼저 이야기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 직원들이 먼저 말하게 해야 한다.  

직원을 손님으로 생각하자는 이야기는 아무리 탁월한 직원이라도 언젠가는 떠난다는 생각을 염두에 두어야 함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나도 현직에 있을 때, 믿었던 직원이 떠나는 경험을 여러 번 했다. 깔끔한 뒷모습을 보인 직원도 있고, 그렇지 못한 모습을 보인 직원도 있었다. 모두 아쉽고 안타까웠다. 한동안 떠난 직원들 때문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던 경험이 선명하다. 하지만 이 직장이 궁극의 목적지가 아닌데, 좋은 곳을 찾아 떠나는 건 당연한 일 아닌가. 

직원을 손님으로 생각하자는 이야기는 이 지점에서 시작되었다. 그래서 가볍게 여기자거나 믿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손님이기 때문에 극진하게 대우하자는 말이다. 대놓고 ‘너는 손님이다’는 말을 해서는 안 되겠지만, 손님처럼 귀하게 여기고 손님이기에 어긋나게 대하지 말자는 뜻이다. 

손정임 기자 sjo5448@naver.com

<저작권자 © CAM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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