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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주환 (전)한국사회복지관협회장 |
지금 우리나라는 어렵게 정상화의 길을 걷고 있다. 단칼에 모든 것을 정리했으면 좋겠는데, 절차와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정상화의 과정이 다소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의 일들을 돌이켜보면, 이러다가 도로아미타불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사법절차라고 하는 것들이 저잣거리의 다툼보다도 더 누추하게 보일 때도 있었다. 재판장이나 변호인들의 억지와 해괴한 논리 때문에 사법절차가 우스꽝스럽게 변질된 것도 여러 번 목격했다. 그러나 이제는 질질 끌던 일들이 마무리를 향해 가고 있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1심의 형량판단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올해는 이 모든 일들에 대한 추상같은 단죄가 반드시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그래서 국민을 우습게 아는 모리배들의 퇴행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오래 전의 책들을 보아도 ‘정치란 국민을 부유하게 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국민들의 생활을 윤택하게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바로 정치라는 말이다. 국민들을 부유하게 하는 것에는 경제적인 측면만 있는 게 아니다. 국민들의 정서적인 부유도 포함되어 있다.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국민들이 삶의 현장에서 각자의 역량을 발휘하도록 지원하고 이끄는 것을 정치라고 본 것이다. 이런 생각은 동서양을 가리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형편을 살펴보면, 정치가 국민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 같다. 자기 당의 이익을 앞세워서 국민들을 짜증나게 하는 일이 많았다. 방법도 유치하거나 막가파 식이다. 올해는 이런 일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갈등이 없을 수야 없겠지만, 세련된 언행으로 국민을 감동시키는 한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올해는 지자체의 단체장과 지방의회의 의원들을 선거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지자체의 단체장은 국회의원들도 한 번 해보려고 안달을 부리는 자리다. 그만큼 권한이 많아서다. 그런데 요즘 돌아가는 행세를 보면, 깜냥도 되지 않는 인사들이 거품을 물고 다닌다. 게다가 지난 지방선거를 말아먹는 일에 비루한 역할을 수행한 인사까지 방정을 떨고 있다. 고개를 숙이고 있어도 모자랄 인물이다. 그런데도 떨거지들을 병풍으로 세우고 단체장에 나서겠다고 목에 핏대를 세운다. 제발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다. 이번 선거에는 기본이 잘 준비된 사람, 도덕적으로나 정책역량에서도 손색이 없는 인물들만 나섰으면 좋겠다. 그래서 지역주민들을 위한 선의의 경쟁이 펼쳐지길 소망한다. 자신의 꿈이 아니라 지역주민의 애원을 가슴에 담은 후보들이 많아지기를 소원한다.
마지막 바람은, ‘차근차근’을 생활신조로 삼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쉽게 큰돈을 버는 방법이 세상에는 없다. 차근차근 모으고, 연구하면서 늘려가야 가능한 일이다. 간혹 복권을 사는 것까지 나무랄 일은 아니나 그것을 업으로 삼게 되면 필경은 뒤끝이 좋지 못하다. 요행을 바라는 것은 사람의 마음이 헝클어졌음을 의미한다. ‘아름드리 나무도 털끝 같은 싹으로부터 시작되고, 9층으로 이루어진 탑도 한 줌의 흙이 쌓여서 올라가는 것이며,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된다’는 도덕경의 가르침은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특히 ‘억지로 하려는 자는 반드시 실패하고, 집착하는 자는 잃을 수밖에 없다‘는 가르침도 가슴에 담아야 한다. 요행을 바라면 거짓이 득세하고 요행을 앞세우면 앞날이 허름해진다. 올해는 우리 모두가 성실을 쌓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오한비 기자 hanbi2524@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