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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태정 전 대전시장의 새로운 저서"결심" |
허태정 전 대전시장이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공식화하며 대전 정치권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단순한 재도전 선언이 아니라, 자신의 행정 성과와 정치적 철학, 그리고 현 시국에 대한 문제의식을 전면에 내세운 점에서 파장이 작지 않다.
허 전 시장은 13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출판기념회를 통해 사실상 출마 선언을 했다. 저서 ‘허태정의 결심’은 2022년 재선 실패 이후의 성찰과 재도전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그는 출마 결심의 출발점으로 ‘지리산 등반’을 언급했지만, 그 배경에는 정치적 공백과 지방행정의 역할에 대한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발언은 이번 출마의 성격을 분명히 보여준다. 허 전 시장은 당시 시민 안전의 책임자인 일부 단체장들이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지방정부 수장의 존재 이유를 ‘시민의 생명과 안전’으로 규정했다. 이는 단순한 상황 설명이 아니라, 자신의 행정 철학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현 정치권을 향한 간접적인 문제 제기로 읽힌다.
재임 시절 성과에 대한 언급도 전략적이다. 온통대전, 야구장 건립, 바이오산업 육성 등은 대전 시민들에게 비교적 인지도가 높은 정책들이다. 이는 ‘성과형 행정가’라는 이미지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다시 시정을 맡을 경우 즉시 실행 가능한 경험과 준비가 되어 있음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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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장사진 |
눈길을 끄는 대목은 민선 9기의 핵심 과제로 ‘문화예술 역량’을 제시한 점이다. 과학·산업 중심의 도시 이미지에 문화적 요소를 결합해 도시의 체질을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대전이 안고 있는 ‘기술 중심, 생활문화 부족’이라는 오랜 한계를 인식한 접근으로, 기존 성과 위에 새로운 의제를 얹으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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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장밖 사진 |
정치적 비교 대상에 대한 발언도 의미심장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정치적 스승으로 언급하며 가치와 철학의 계보를 강조했고, 이재명 대통령과의 비교 질문에는 행정 역량에 대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는 중앙 정치와의 연속성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스스로를 ‘대전형 행정 리더십’의 적임자로 자리매김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날 출판기념회에 2천500여 명이 참석하고, 다수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당 지도부가 영상으로 힘을 실은 점도 주목된다. 당내 기반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신호이자, 향후 당내 경선 구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보여준다.
결국 허태정 전 시장의 이번 출마 선언은 개인의 정치적 재기 선언을 넘어, 대전이 어떤 도시로 나아갈 것인지에 대한 방향성 제시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행정 경험을 앞세운 ‘안정’과 문화·가치 담론을 결합한 ‘변화’가 유권자에게 얼마나 설득력을 얻을지가 이번 선거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CAM뉴스 cambroadcast@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