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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다움의 조건

기사승인 2026.04.20  12: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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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환 (전)한국사회복지관협회장

요즘 ‘사람’에 대한 생각을 자주 한다. 분명히 얼굴은 사람인데, 하는 짓을 보면 사람이라고 할 수 없는 인물들이 많아져서다. 느닷없는 전쟁을 일으켜서 수많은 사람을 폭사시키고, 전 세계인의 삶을 불안정성의 늪에 빠뜨리고도 죄책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인물들이야 그렇다고 하더라도,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몇 가지 상황을 보면 유사한 인물들은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상대방의 의견을 비틀고 기이한 논리로 가공해서 인격살인을 주저하지 않는 자들이다. 그들은 언어로 사람과 사회를 해치는 일에 아무 거리낌이 없다. 함께 사는 세상에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명제가 ‘사실에 기초한 존중’이다. 이것이 허물어지면 ‘망나니 세상’이 된다.    

‘사람은 사람다워야 한다’는 말이 있다. 사람이 금수(禽獸) 같으면 안 된다는 말이다. 굳이 사람에 대한 고상한 말을 들이댈 필요도 없다. 사람이 정글을 헤매는 동물처럼 살면 안 된다. 정글의 논리는 자기보다 약해 보이면 잡아먹고, 자기보다 강해보이면 꼬리를 내리고 내빼는 게 상책이라는 것이다. 이 논리가 사람의 삶을 침범한 지가 오래되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무한경쟁논리를 포장한 감언이설에 불과하다. 사람은 이렇게 살면 안 된다. 다른 사람의 삶을 소중하게 여기고, 그 사람의 판단을 존중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물어뜯고 깎아내리고 흠집내기에 매달리는 건 사람이 사는 방식일 수 없다. 이런 일은 미친개나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다움이란 어떤 것일까? 참고가 될 만한 책을 찾아 서점엘 갔다. 인간의 조건을 설명하는 책들은 널려있었다. 목차와 서문만 훑어보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다. 눈에 띄는 몇 권을 보니, 사람은 기본적으로 악하다거나, 욕망이 사람을 괴물로 만든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성찰에 게으르면 안 된다는 말도 빠지지 않았다. 책을 살피다가 고약한 의문이 고개를 들었다. 사람 같지 않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이렇게 다양한 책들이 서점에 깔려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떠오른 것이다. 책들이 설명하고 있는 사람다움의 조건들을 보면서, 요즘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 인물들은 사회적 인지기능에 문제를 안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간 독서모임을 통해 공부한 사람다움의 조건은 ‘배려’가 으뜸이었다. 배려하는 마음이야말로 공동체를 윤리적으로 보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패륜이나 사악함까지 끌어안자는 건 아니다. 다른 사람의 형편을 헤아리고 그 형편에 맞는 물리적 정서적 기여를 하자는 뜻이다. 뒤집어서 생각하면,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상대방에게 강요해서도 안 되고, 내가 원하는 것을 소유하기 위해 상대방의 것을 빼앗으면 안 된다는 말이다. 공자도 그랬고, 예수도 그랬다. 이후의 수많은 사상가들도 다른 사람의 생존환경을 박살내거나 다른 사람의 진의를 악의적으로 폄훼하는 것은 사람이 할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사람다운 사람, 우선 나부터 돌아본다. 

홍석민 기자 hongmonkey@naver.com

<저작권자 © CAM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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