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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의 결국은 ‘겸손’이다

기사승인 2026.05.11  13:5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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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환 (전)한국사회복지관협회장

선거의 계절이다. 이런 때 생각나는 경구가 있다. ‘자신을 드러내지 말고, 자신을 치켜세우지 말라’는 도덕경 제72장에 나오는 가르침이다. 겸손을 강조한 말씀이다. 지방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오만군상들의 ‘나대기’가 한창이다. 무작정 들이대는 인물도 많다. 어디 있다가 나타났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낯선 인물도 꽤 있다. 안타까운 것은 그들의 행태다. 자신의 지역구를 금세 유토피아로 만들 것처럼 방정을 떨어댄다. 자신이야말로 적임자이고, 다른 사람은 수준미달이라고 깎아내린다. 선거를 치르다 보면 스스로 드러내고, 스스로 치켜세우는 일이 없을 수 없지만 민망한 장면들이 너무 많다. 그 과정에서 거짓과 위선이 판을 채운다. 

얼마 전까지 현직에 있으면서 불통의 대명사였던 사람이 함박웃음을 흘리고 다니는 모습은 혀끝을 차게 만든다. 그가 속한 정당의 속성이 그렇기는 하지만, 딱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자기를 치켜세우는 일로 임기를 꽉 채운 사람도 있다. 자신과 생각을 달리하는 사람에게는 얼음장보다 차갑게 대했던 사람도 다시 거리에 서서 손을 흔들고 있다. 경박한 처신으로 주민들을 실망시킨 장본인이 다시 기회를 달라고 연신 허리를 숙이는 풍경은, 보는 것만으로도 언짢다. 수많은 업적이 있다고 떠벌이지만, 뜯어보면 상당부분이 허풍인 사람도 있다. 성의 없는 인사말로 유명한 이도 있다. 당선과 함께 겸손을 길바닥에 내버린 사람들이다.

성경은 겸손을 특히 강조한다. ‘교만은 멸망의 선봉이요, 겸손은 존귀의 길잡이’라는 말씀이 있다. ‘사람이 교만하면 낮아지겠고, 마음이 겸손하면 영예를 얻을 것’이라는 말씀도 있다.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라’는 말씀은 인간관계의 금언이기도 하지만, 공직후보자들의 철칙이어야 한다. 간혹 성경의 말씀과 달리, 겸손하게 살다가 되레 불이익을 당했다는 사람도 있긴 하다. 양보하고 배려하고 뒤에 섰다가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보았다는 지인도 있었다. 하지만 겸손한 사람이 아예 주저앉은 일은 많지 않다. 다시 일어섰고, 다시 회복한 사례가 훨씬 많다. 

선거라는 것이 치열하고 맹렬한 경쟁의 장이어서 거칠고 전투적인 자세가 필요할 수는 있다. 그렇다고 짐승들의 논리를 차용하거나 무례하고 과장된 언사까지 용인하자는 건 아니다. 그런 정당이나 후보에 대해서는 가혹한 심판이 내려졌다. 그게 지금까지 우리 선거의 메카니즘이었다. 겸손은 멀리 있지 않다. 정제된 언어와 절제된 행동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볏짚에도 속이 있다’는 말이 있다. 속이 빈 것 같지만 뭐라도 채워져 있음을 빗댄 말이다. 국민들이 아무 생각 없이 지내는 것 같지만, 단단한 평가의 틀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가만히 있다고 생각마저 없는 건 아니다. 선거에서 전략이 물론 중요하지만, 결국은 겸손이 으뜸이다.

CAM뉴스 cambroadcast@naver.com

<저작권자 © CAM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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