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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주환 (전)한국사회복지관협회장 |
행복을 어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결정된다. 얼마 전에 지인들과 행복에 대한 의견을 나눈 적이 있다. 사람마다 행복의 정체에 대한 주장이 분분했다. 이야기들을 모아보면, 행복을 조건의 충족에서 찾으려는 생각이 많았다. 이른바 행복을 ‘어떤 상태’와 연관지어 생각하는 경향이 많았다. 큰집, 많은 재산, 높은 지위 등이 행복의 조건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참된 행복은 그런 상태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태도’가 훨씬 중요하다고 말하는 친구가 있었다. 큰집에 살면서 화목하지 못하거나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는데도 삶이 고단하다면 행복한 삶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자주 들은 이야기였는데도 공감되는 바가 컸다.
실제로, 행복은 자신의 삶을 대하는 ‘태도’가 결정한다. 지금의 자신을 삶을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행복한 삶의 시작이다. 지금 행복하지 않으면, 행복은 다른 세상 이야기다. 우리는 흔히 더 나은 미래를 꿈꾸다가 현재를 놓친다. 더 좋은 조건이 갖춰지면 그때서야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지만, 미래는 늘 또 다른 미래로 이어진다. 행복을 조건의 충족으로 생각하면, 새롭게 다가오는 조건들 때문에 행복을 만날 수 없다. 지금 여기서 행복해야 한다. 내 곁에 있는 것들을 다시 보면 행복을 찾아낼 수 있다. 익숙하게 여겼던 풍경, 반복되는 일상, 가까운 사람들 속에는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한 행복의 실체들이 담겨 있다.
아침에 눈을 뜨고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는 사실, 누군가와 함께 웃을 수 있는 순간, 잠시 멈춰 서서 숨을 고르는 시간도 충분히 행복한 일들이다. 우리가 평범하게 맞이한 오늘이, 어제 숨을 거둔 사람에게는 그토록 보기 원했던 날이라는 말은 이 순간의 중요함을 설명하고도 남는다. 행복이 상태가 아니라 태도에 달렸다는 말은, 지금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와도 연관된다. 부족한 점에 집중할 것이 아니다. 지금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행복의 요소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결핍을 앞자리에 세워둔 사람들이 많다. 그러면 스스로를 훼손하는 심리적 자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완벽하지 않기에 사람이고, 완벽하지 않기에 성장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또 세상의 모든 일은 흔들리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흔들리는 것은 살아있다는 반증이다. 흔들리더라도 지금의 자신을 보듬어야, 불필요한 조건이나 불안을 내려놓을 수 있다. 행복은 먼 곳에 있는 목표가 아니다. 행복을 미래에 놓아두면 영원히 행복해 질 수 없다. 행복은 누구에게나 이미 다가와 있다. 그 행복을 만나기만 하면 된다. 지금의 상황이나 조건 때문에 삶을 주저앉힐 일이 아니다. 그러면 행복을 누릴 수 없다. 우리가 만나는 일상을 행복하게 여기는 순간에 우리는 행복과 만날 수 있다. 행복은 현재의 내가 서있는 자리를 사랑하는 태도에 달렸다.
이영재 기자 sd534@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