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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주환 (전)한국사회복지관협회장 |
장자(莊子)공부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매 시간마다 배움의 길목을 수월하게 열어주시는 김조년 교수님이 계셔서 즐겁게 공부해왔다. 지난 시간에는 ‘용(龍) 잡는 기술을 배운 주팽만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주팽만이라는 사람이 용을 죽이는 기술을 3년 동안 배웠다. 용을 잡는 기술을 가르쳐 준 사람은 지리익이었다. 그가 도대체 무엇을 가르쳤는지 알 순 없으나 아무튼 3년간이나 용 잡는 기술을 가르쳤고, 주팽만은 엄청난 재산을 다 들여서 이 기술을 전수받았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세상에 용이 어디에 있어서 잡을 수 있다는 말인가. 쓸데없는 일에 엄청난 재물과 시간을 낭비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 세태를 꼬집은 이야기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런 일이 오랜 전에만 있었던 게 아니다. 지금도 우리 주변에 흔한 일이다. 세상에 없는 비법을 찾아냈다는 사람이나 그 방법을 배워보겠다고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요즘에도 많다. 일확천금의 방법을 가르쳐주겠다는 사람들이 이곳저곳에서 판을 벌여놓고 사람들을 꼬드긴다. 그 신묘한 방법을 알고 있다면 소리 소문 없이 자기가 돈을 긁어모았을 것이다. 호들갑과 거짓말이 버무려진 속임수다. 그런데도 보따리를 싸 들고 그들의 뒤를 따라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성경을 제멋대로 해석하고는 그것만이 진리라고 소리 지르는 모리배와 그들을 살아있는 예수로 추앙하면서 돈과 시간을 바치는 이들도 부지기수다.
모두 탐욕이 불러들인 질병이고 폐단이다. 사람들은 희귀한 것을 가지고 싶어 한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도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이것이 재물과 명예에 닿으면 열망의 강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렇지만 세상은 일정한 질서가 있는 법이어서 갑자기 돈이 많아지거나 별다른 노력 없이 큰 지위를 얻어낼 수 없다. 그런 것들을 이룰 수 있는 특별난 방법도 세상엔 없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신통한 방술이 있다거나 특별한 이재의 기술이 있다는 소문에 귀를 기울인다. 가깝게 지내는 후배가 기가 막힌 투자기술을 배운다고 가정마저 팽개친 채 나대다가 안타까운 지경에 빠진 경우를 보았다. 멀쩡했던 사람이 거리에 나앉고 만 것이다.
용 잡는 기술을 배운다고 3년의 시간을 허비한 주팽만이나 용 잡는 기술을 가르쳐주겠다고 재물과 시간을 빼앗은 지리익이라는 사람의 이야기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이름만 달리할 뿐이지, 우리 주변에도 주팽만과 지리익은 널려있다. 허황된 기대는 허망하게 끝나고 만다. 쓸데없는 일에 재물과 시간을 들이는 어리석음은 자신과 주변을 아울러 힘들게 한다. ‘그림 속에 있는 떡의 맛’을 보려다가는 모든 것이 제 구실을 못하게 된다. 정신없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다. 이 시기를 지혜롭게 사는 방법은 별난 것이 없다. 용 잡는 기술을 찾아 헤매기보다는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차근차근 풀어가는 게 먼저다. 천 리 길도 한 걸음이 시작이다.
이영재 기자 sd534@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