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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함부로 팔지 마라

기사승인 2026.09.24  06:4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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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교 시사칼럼니스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국민이 바라는 추석 선물은 이재명 탄핵”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중대한 헌정 사안을 명절의 ‘선물’에 빗댄 발언이다. 정치적 비판은 야당 대표의 당연한 권리이지만, 자신의 정치적 주장을 곧바로 ‘국민의 뜻’으로 일반화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묻지 않을 수 없다. 과연 누가 장동혁 대표에게 대한민국 국민 전체를 대신해 말할 권한을 주었는가. 국민의 생각은 하나가 아니다. 대통령을 지지하는 국민도 있고 비판하는 국민도 있으며, 탄핵에 찬성하는 사람과 반대하는 사람도 존재한다. 특정 지지층의 요구를 전체 국민의 명령인 것처럼 표현하는 순간 정치는 민심을 듣는 일이 아니라 민심을 독점하려는 언어가 될 수 있다.

더욱이 대통령 탄핵을 ‘추석 선물’이라고 표현하고 대통령 재판 재개를 ‘추석 밥상 최고의 반찬’이라고 말하는 식의 정치 화법은 적절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탄핵은 헌법이 정한 엄중한 절차이며 국가 운영과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다. 웃으며 주고받는 명절 선물도 아니고, 밥상머리의 흥밋거리로 소비할 정치 상품도 아니다. 여야 어느 쪽이든 헌정 문제를 다룰 때는 그에 걸맞은 책임과 절제가 필요하다.

국민이 제1야당에 기대하는 역할 역시 분명하다. 정부 정책에 문제가 있다면 구체적인 사실과 논리로 지적하고, 국민에게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물가와 경기, 일자리와 자영업, 주거와 복지 등 국민이 체감하는 어려움에 대해 국민의힘이 어떤 해법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야당 정치의 본령이다.

‘탄핵’이라는 두 글자를 반복한다고 야당의 존재 이유가 저절로 증명되는 것은 아니다. 목소리가 크다고 정치력이 커지는 것도 아니며, ‘국민’을 앞세운다고 자신의 주장이 곧 민심이 되는 것도 아니다.

장동혁 대표가 국민에게 보여줘야 할 것은 자극적인 한마디가 아니라 책임 있는 야당의 내용이다. 국민의 이름을 정치적 확성기로 사용하기에 앞서 국민의 삶을 위해 무엇을 준비했고 어떤 대안을 내놓을 것인지부터 답해야 한다. 명절 밥상에 필요한 것은 끝없는 정쟁이 아니라 민생을 살리고 나라의 미래를 논하는 정치다.

김문교 시사칼럼니스트 cambroadcast@naver.com

<저작권자 © CAM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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