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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교 (현)CAM방송.뉴스대표 |
트럼프 정부의 행보는 더 이상 외교적 일탈이나 과격한 수사로 설명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이는 노골적인 제국주의의 부활이며, 정확히 말하면 국제질서를 향한 무차별적 파괴 행위다. 선을 넘었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이미 규범의 바깥으로 질주하고 있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를 침공해 일국의 대통령을 체포해 자국으로 압송하는 초유의 사태를 벌였다. 국제법, 주권 존중, 내정 불간섭이라는 최소한의 원칙은 이 과정에서 철저히 유린됐다. ‘민주주의 수호’라는 명분이 동원됐지만, 그 실체는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고 결과를 강요하는 전형적인 제국주의적 폭력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 폭주는 멈출 기미가 없다. 이제는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내놓으라는 요구까지 공공연히 거론된다. 주권 국가의 영토를 마치 매물처럼 요구하는 발상 자체가 충격이다. 이는 외교가 아니라 약탈의 언어이며, 협상이 아니라 협박이다. 21세기에 이런 발상이 세계 최강국의 권력 핵심에서 나온다는 사실은 국제사회의 불안감을 넘어 공포를 자아낸다.
이쯤 되면 트럼프식 세계관은 분명해진다. 국가는 동등한 주체가 아니라 힘의 서열로 나뉜 대상이며, 약소국의 주권은 강대국의 필요 앞에서 언제든 유보될 수 있다는 인식이다. 국제규범은 장식품으로 전락하고, 동맹은 언제든 가격표를 붙일 수 있는 거래 대상으로 취급된다.
더 심각한 문제는 그 파급력이다. 강자의 일탈이 묵인되는 순간, 세계는 법이 아니라 힘이 통치하는 시대로 되돌아간다. 이는 단지 미국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니다. 이런 선례는 다른 강대국들에게도 ‘규칙을 깨도 된다’는 무언의 허가증이 된다. 그 결과는 분쟁의 연쇄, 군사적 모험주의의 확산, 그리고 국제질서의 구조적 붕괴다.
제국주의는 언제나 전염성을 띤다. 강자가 규범을 무시해도 된다는 현실은 약자에게는 침묵을 강요하고, 중견국에게는 선택을 강요한다. 세계는 협력의 장이 아니라 힘겨루기의 링으로 변질된다. 가장 큰 피해자는 언제나 힘 없는 국가들과 그 국민들이다.
더 위험한 점은 이 제국주의가 외부로만 향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내부적으로는 배타적 민족주의와 권위주의를 강화하고, 민주주의의 기본인 견제와 숙의를 ‘비효율’로 몰아낸다. 제국은 늘 밖으로는 침략적이었고, 안으로는 폭압적이었다는 역사적 교훈을 트럼프 정부는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제국주의는 잠시 강해 보일 수는 있어도 결코 오래가지 못했다. 국제질서를 파괴하며 얻는 단기적 이익은 결국 신뢰 상실, 외교적 고립, 예측 불가능한 세계라는 더 큰 비용으로 되돌아온다. 지금 트럼프 정부가 보여주는 것은 강함이 아니라 무책임한 오만이다.
베네수엘라 침공과 그린란드 요구는 우발적 사건이 아니다. 하나의 선으로 이어진다. 그것은 힘으로 세계를 재편하겠다는 선언이며, 21세기를 19세기로 되돌리겠다는 위험한 도발이다.
이 제국주의적 폭주를 제어하지 못한다면, 그 대가는 결국 전 세계가 함께 치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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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교 대표기자 cambroadcast@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