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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질문, 다른 대답…?

기사승인 2026.03.16  14:5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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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환 (전)한국사회복지관협회장

사기열전에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다. 공자와 제자들이 나눈 대화가 기록된 ‘중니제자열전’도 그중 하나다. 한 대목을 소개하면 이렇다. 염구라는 제자가 공자에게 의로운 일을 들으면 즉시 행해야 하냐고 물었다. 공자는 ‘즉시 행하는 것이 옳다’고 대답했다. 이번에는 자로라는 제자가 같은 질문을 공자에게 했다. 그러자 공자는 ‘어떻게 들은 것을 바로 행할 수 있겠느냐’고 대답했다. 같은 질문에 대해 다른 대답을 한 것이다. 그러자 다른 제자가 염구와 자로의 질문이 같은데 어찌 다른 대답을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공자가 ‘염구는 머뭇거려서 그리 말한 것’이고, ‘자로는 너무 설쳐서 그리 답했다’고 했다.

세상에 하나뿐인 대답은 없다. 사람과 상황에 맞춰서 적절하게 대답하는 것이 바른 태도다. 느긋한 성격의 염구에게는 적극적인 자세를 요구하는 것이 옳고, 앞뒤를 가리지 않는 자로에게는 심사숙고를 권유하는 것이 백번 옳다. 아무리 올바른 일이라고 해도 그것을 권유할 때는, 듣는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조정해야 한다. 하나의 잣대로만 세상일을 판단하면, 일관성이 있어서 좋게 보이지만 적합성에는 흠집이 생기게 된다. 사람의 성향까지를 염두에 두고 그 사람에게 알맞는 조언을 내놓은 공자를 우리가 배워야 할 이유다. 조직구성원에게 오직 하나의 방법만을 강요하는 것은 일종의 폭력이다. 

자신을 원칙주의자라고 소개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원칙을 숭상하는 것이 올바름을 구현하는 지름길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그런데 원칙주의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사람에 대한 평판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았다. 한마디로 지나치게 빡빡하다는 것이었다. 더구나 자신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운 태도 때문에 다른 사람이 힘들어 한다는 말도 있었다. 요동치는 환경과 다양한 성향의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의 의견만을 옳다고 고집하는 것은 원칙주의가 아니다. 그것은 아집이거나 편견이다. 자신의 생각을 관철하기 위해 다른 요소들을 후순위로 제쳐놓는 것은 멋지게 보이기도 하지만 자신과 이웃을 고통스럽게 한다.     

지도자에게 필요한 덕목으로 ‘유연성’을 자주 거론한다. 유연성은 무엇보다 경직된 생각과 자세를 버리는 게 핵심이다. 경직된 생각은 변화감지에 시차가 생기고, 경직된 자세는 대응의 시점을 놓치게 한다. 특히 경직된 사람은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고, 변화하는 상황을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려고 한다. 대책도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복잡하고 다양하게 얽혀있는 현대사회를 하나의 기준으로 이해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앞서 언급한 공자의 태도는 오늘의 우리도 갖춰야 할 태도라고 할만하다. 물론 회색인간이 되자는 건 아니다. 분명한 자기입장은 가지되, 상황과 사람에 맞춰서 풀어내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조명호 기자 cambroadcast@naver.com

<저작권자 © CAM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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