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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 통계 없이 ‘절반씩 배분’…일부 지자체 성인지예산 형식적 운영

기사승인 2026.09.27  12:4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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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현 의원, 2025 회계연도 결산 분석…실측 없는 성과 산정·목표 하향 사례 지적

박정현의원 발언사진 / 박정현의원실 제공

성별에 따른 예산 수혜를 분석하고 성평등한 재원 배분을 유도하기 위한 성인지예산 제도가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성별 통계 없이 수혜자를 남녀 절반씩 나누거나, 전년도에 달성하지 못한 성과목표를 낮춰 이듬해 달성한 것으로 처리한 사례가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국회의원(대전 대덕구)이 각 광역자치단체로부터 제출받은 2025 회계연도 성인지예산 결산서를 분석한 결과, 사업 선정과 수혜자 통계 작성, 성과목표 설정 등에서 제도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사례가 드러났다.

국회의원 박정현(대전 대덕구/더불어민주당)

충청북도의 ‘LPG용기 사용가구 시설개선사업’은 성별 통계 없이 수혜자를 임의로 배분한 사례다. LPG 고무호스를 금속배관으로 교체하는 이 사업에는 4억 6,730만원이 투입됐다. 충북도는 결산서에 “가구단위로 성별분리통계 불가, 남녀 임의배분 기재함(50:50)”이라고 적으면서도 성과목표를 달성했다고 명시했다.

충북도는 해당 사업이 가구 단위로 추진돼 성별 특성을 반영하기 어렵다며, 2026 회계연도부터 성인지예산 사업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광주광역시에서는 실제 관람객의 성별 비율 대신 지역 인구의 성비를 적용해 성과를 산정했다. ‘기획전시회 및 문화행사’ 사업은 여성 참여율 50% 유지를 목표로 삼고, 실적을 50.66%로 기재했다.

그러나 결산서에 따르면 박물관 전체 관람객 수는 집계할 수 있어도 성별 분리통계 구축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어, 전체 관람객을 광주시민의 성비에 따라 배분했다. 광주시 인구 중 여성 비율인 50.66%가 그대로 여성 관람객 비율로 반영된 것이다.

성과목표를 낮춘 뒤 목표를 달성한 사례도 있었다. 충북도의 ‘전통시장 및 상점가 도우미 운영지원 사업’은 2024년 여성 고용 비율 목표를 50%로 설정했지만, 실적은 27%에 머물렀다. 이듬해에는 목표를 33%로 17%포인트 낮췄고, 실적이 35%를 기록하면서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처리됐다.

사업 자체가 성인지예산의 취지에 적합한지도 과제로 드러났다. 경상남도는 어촌 체류관광 예약시스템 구축과 활성화를 지원하는 ‘어촌 체류관광 플랫폼 활성화 사업’을 성인지예산 사업으로 운영했으나, “사업 목적 및 내용과 맞지 않는다”며 2026년부터 제외한다고 밝혔다.

박정현 의원은 “일부 지자체의 부실한 관리로 성인지 예산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며 “사업 선정 단계에서부터 실익이 있는 사업인지 엄격히 검토하고, 성별이 분리된 통계를 확보할 수 없는 사업은 그 사유를 명확히 밝히는 등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류지필 선임기자 jipil2665@naver.com

<저작권자 © CAM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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