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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가면을 쓴 폭력, 민주주의를 연행하다

기사승인 2026.01.18  12: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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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가면을 쓴 폭력, 민주주의를 연행하다

은평제일교회에서 벌어진 이른바 ‘이재명 죄수 구타’ 연극은 단순한 일탈이나 표현의 자유 논쟁으로 치부할 수 없는 중대한 사건이다. 대통령 얼굴을 본뜬 가면을 씌운 ‘죄수’를 연행하고 폭력을 가하는 장면을 신앙의 이름으로 연출했다는 사실은, 종교가 어디까지 타락할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종교는 인간의 양심과 존엄을 일깨우는 영역이지, 특정 정치 세력을 적대시하고 폭력을 정당화하는 무대가 아니다. 더구나 현직 대통령을 ‘죄수’로 규정하고 공개적 사과를 강요하는 설정은, 민주주의의 기본 질서와 헌법적 가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다. 이는 비판이나 풍자가 아니라, 혐오와 적개심을 조직적으로 주입하는 정치적 선동에 가깝다.

특히 심각한 문제는 이 같은 장면이 다수의 청소년과 젊은 신도들이 지켜보는 공개 예배 공간에서 연출됐다는 점이다. 은평제일교회 S목사의 설교와 연출은 단순한 정치적 편향을 넘어, 성장 과정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극단적 이분법과 적대적 세계관을 자연스럽게 학습시키는 구조로 작동하고 있다. 신앙 교육이라는 이름 아래 폭력적 상징과 극우적 정치 인식이 주입될 경우, 이는 개인의 신념 형성을 넘어 사회 전체의 미래를 위협하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 헌법은 명확하다. 국교는 인정되지 않으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 이 원칙은 정치가 종교를 억압하지 말라는 뜻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종교가 정치 권력을 탐하거나 특정 정치적 적을 설정해 공격해서도 안 된다는 쌍방의 경계선이다. 신앙을 앞세운 극우적 정치 행위는 이 경계선을 의도적으로 넘는 행위이며, 민주적 공존의 토대를 허무는 위험한 일탈이다.

더 우려스러운 대목은 폭력이 ‘연극’이라는 외피를 쓰고 신앙 교육의 일부처럼 소비됐다는 점이다. 상징과 은유를 가장한 폭력은 실제 폭력보다 더 깊이 사람들의 인식에 스며든다. 특히 그것이 종교 공간에서 반복될 경우, 혐오와 배제는 ‘정당한 신앙의 실천’으로 둔갑하게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모호한 유감 표명이 아니라 분명한 책임 인식이다. 종교는 정치적 분노를 배설하는 통로가 될 수 없으며, 신앙은 민주주의를 모욕할 면허가 아니다. 신앙의 이름으로 헌법 가치를 부정하고, 다음 세대의 사고를 극단으로 몰아간다면 그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

정교분리는 선택이 아니라 민주공화국의 최소 조건이다. 신앙이 다시 인간의 존엄과 공동체의 평화를 말하려면, 폭력과 선동의 무대에서 즉시 내려와야 한다. 신앙은 가면이 아니라, 양심이어야 한다. 
#정교분리
#헌법가치
#종교와정치
#청소년극우화
#민주주의위기

김문교 대표기자 cambroadcast@naver.com

<저작권자 © CAM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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