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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는 나의 날개’…!!

기사승인 2024.06.19  12:4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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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인홍 교수의 강연을 들었다. 그는 현재 미국 오하이오 라이트 주립대학교의 종신교수다. 두 살 때부터 걷지 못하는 소아마비 장애인에다가 정규교육을 제대로 받아보지 못했는데도 미국 대학의 교수가 된 것이다. 그의 입지전적인 이야기는 너무나도 드라마틱해서 사실인지의 여부가 궁금할 정도였다. 

최주환 (전)한국사회복지관협회장

차 교수는 가정형편 때문에 대전의 성세재활원에서 성장했다고 했다. 그런데 그 곳에서 한 자원봉사자를 만나 바이올린을 배웠는데, 그 자원봉사자는 나중에 서울대 음대의 교수가 된 강민자 교수였다. 그 분에게서 4년 동안 바이올린을 배우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바이올린 연주자와 교수가 된 것이다.

물론 차 교수의 성공이 하늘에서 툭 떨어진 건 아니다. 그는 하루에 10시간씩 바이올린을 연습했다. 또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자격을 얻기 위해 공부를 병행했다. 검정고시를 통과한 후, 주변 분들의 주선으로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게 되었다. 

바이올린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후, 귀국해서 대전시향의 악장으로 6년간 활동하다가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지휘를 전공했다. 지휘관련 박사학위를 2년 만에 취득한 차 교수는 83대1의 경쟁을 뚫고 대학의 교수로 임용되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자신은 고생한 일이 없다고 말했지만, 그동안 눈물로 지샜을 수많은 날들이 선명하게 오버랩되었다. 

차 교수의 강연 중에서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다. ‘나는 꿈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 대목이다. 그는 이전에도 구체적인 꿈이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물론 아무 생각 없이 산다는 뜻은 아니었다. 오늘의 삶에 최선을 다하며, 치열하게 살아내야 한다는 다짐이 있을 뿐이라고 했다. 그런 삶이 오늘의 자신을 만든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 

무슨 계획을 만들고 비전을 세워서 된 것이 아니라 오로지 ’신의 선물’ 때문이라고 여러 번 강조했다. 감동이었다. 또 휠체어가 자신의 날개였다고 설명하는 그의 아름다운 삶의 자세에서 그가 걸어온 기적 같은 삶을 이해하는 유력한 단서를 찾을 수 있었다.

차인홍 교수의 강연은 호들갑스럽지 않아서 좋았다. 현란한 말잔치가 아니라 자신이 걸어온 삶의 내력을 진솔하게 들려주었다. 장애를 가진 소년에서 오늘의 자신이 있기까지 변곡점마다 다가온 놀라운 일들이 모두 은혜와 선물이라고 담담하게 고백하는 모습은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했다. 

강연 말미에 ‘좌절은 절대 금물’임을 언급하면서 다시 자신을 사례로 들었다. 최선을 다하고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기회가 온다는 차 교수의 말에 청중들의 함성과 박수가 쏟아졌다. 마지막에 들려준 ‘모든 것이 하나님 은혜’라는 절절한 바이올린 연주는 저절로 두 손을 모으게 만들었다.

손정임 기자 sjo5448@naver.com

<저작권자 © CAM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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