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은 내란의 잔당들에게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지킨 이들에게 주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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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은 내란의 잔당들에게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지킨 이들에게 주어져야 한다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에게 갓 쓴 선비가 되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품격 있는 언어로, 관용과 도량으로, 마치 조선의 사대부처럼 중용과 절제를 지켜야 한다고 충고한다. 물론 정치는 품격을 잃어선 안 되고, 정당의 대표는 무게를 지닌 언어로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그 말이 틀렸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마주한 현실은 그렇게 우아하게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불과 몇 달 전까지 헌정질서를 무너뜨리려 한 세력들, 국가를 사유화하고 국정을 농단한 자들의 손에 맡겨져 있었다. 대통령이 국민 위에 군림하고, 정보기관을 동원해 야당 대표에 대한 피습 사건을 은폐하고, 비상계엄령을 실제로 검토하며 민주주의의 숨통을 죄려 했던 정권. 그 정권의 잔재와 공범들이 아직도 활개를 치며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그들의 흔적은 검찰청의 건물 안에, 일부 언론사의 편집국 안에, 그리고 아직도 기득권을 지키려는 낡은 정치의 틈바구니 속에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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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교 (현)CAM방송.뉴스대표 |
이런 상황에서 정청래에게 ‘갓 쓴 선비’가 되라고 요구하는 것은, 결국 정치의 날을 접고 싸움의 칼을 거두라는 말이나 다름없다. 그 말은 곧 내란의 잔당들에게 꽃길을 깔아주자는 이야기이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피 흘렸던 사람들에게는 뒤통수를 치는 행위다.
정청래 대표는 싸우는 정치인이다. 타협하지 않고, 때론 과격하게 보일 만큼 명확한 언어로 국민의 눈을 뜨게 해온 인물이다. 지금 민주당이, 지금 이 나라가 필요한 건 바로 그런 정치인이다. 품위와 예의를 무기로 삼는 자들은, 대체로 권력자들의 눈치를 보며 민중의 고통에는 둔감해지기 쉽다. 선비가 다스리던 시대는 이미 갔다. 지금은 불의에 맞서야 할 때다.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우고, 민주주의를 다시 복원해야 할 시간이다.
민주당은 야당이 아니다. 이제는 국민의 선택을 받은 여당이다. 정청래 대표는 꽃길을 걷기 위해 이 자리에 오른 것이 아니다. 내란의 잔당들에게 단호히 맞서고, 국민의 삶을 지켜내라는 명령을 부여받은 것이다.
꽃길은 이제,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이들이 걸어야 한다. 침묵하거나 외면했던 이들에겐 더 이상 면죄부가 없다. 정청래 대표가 걷는 길은 외롭고 험난할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그 길을 가야 한다.
김문교 대표기자 cambroadcast@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