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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M방송뉴스 대표 김문교 |
2024년 12월 3일 밤 10시 27분.
그 순간 대한민국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권력자의 공포심이 만든 지하실로 끌려갈 뻔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TV 카메라 앞에 앉아 비상계엄을 선포하던 장면은 국가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었다.
그것은 국민을 통제하고, 권력을 연장하기 위한 쿠데타 형식의 폭주였다.
그날, 필자인 나는 그 장면을 TV로 지켜보며 즉시 SNS에 이렇게 적었다.
“미쳐버렸구나!!! 2024년에 대한민국에서 ‘계엄령 선포’라니!!! 끝까지 싸우리라!”
돌이켜보면 그 한 문장은 10시 27분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남긴 공포, 분노, 그리고 결의를 모두 담고 있었다.
우리는 이 사건을 우회적으로 표현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내란이었다.
■ 이미 준비된 폭주… 목적은 ‘국가’가 아니라 ‘권력 보존’
그날의 계엄은 우발이 아니었다.
왜곡된 정보 보고, 사전 조율된 움직임, 충성 경쟁에 취한 권력 내부의 동선은
비상계엄이 “국가의 마지막 카드”가 아니라
“정권을 지키기 위한 비상한 카드”였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국가의 군대와 공권력이 국민을 향하는 순간,
그 정권은 이미 국민의 정부가 아니다.
그날의 계엄은 국정이 아니라 자기 보존, 한마디로 권력의 비겁한 방패였다.
■ 침묵한 정치권 전체의 책임… 그날 누구도 민주주의를 지키지 못했다
더 날카롭게 쓰겠다.
그날의 정치권 전체는 민주주의가 붕괴될 뻔한 순간을 지켜보면서도
헌정 파괴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경고조차 내놓지 못했다.
정치가 제 역할을 했다면
계엄이라는 폭주가 TV 전파를 타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침묵은 동조와 같았다.
그날, 정치권은 권력자의 오판을 견제하기는커녕
국가의 위기 앞에서 주저했고, 헌법을 지켜야 하는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
그 책임은 결코 가벼울 수 없다.
■ 10시 27분이 남긴 진실: 민주주의는 단 한 사람에 의해 무너질 수 있다
계엄 방송이 떨어지던 그 시간,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불과 몇 초 만에 45년 전의 어둠과 마주했다.
우리는 “다시는 없다”고 믿어왔다.
그러나 그 믿음은 환상에 가까웠다.
대통령 한 명의 판단으로 민주주의가 언제든 흔들릴 수 있음을
10시 27분은 처절하게 증명했다.
그날의 시간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가장 어두운 타임스탬프다.
우리는 반드시 이 시간을 기억해야 한다.
■ 그럼에도 민주주의는 국민에게서 다시 일어섰다
그러나 그 어둠 속에서도 분명한 희망이 있었다.
바로 국민이다.
계엄 직후 시민들은 즉각적으로 상황을 공유했고,
국회는 신속히 움직였으며
탄핵 논의는 현대 정치사에서 유례없는 속도로 가동됐다.
외신들이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시민·의회의 속도”라 평가한 이유다.
대통령은 헌정을 버렸지만,
국민은 민주주의를 버리지 않았다.
■ 결론: 12월 3일은 민주주의의 흉터이자 방패다
우리가 12월 3일을 잊는다면
또 다른 ‘10시 27분’은 언제든 다시 찾아온다.
12·12를 잊었기에 12·3이 가능했다.
기억하지 않는 국민에게 민주주의는 오래 머물지 않는다.
그날 밤, 무너져야 했던 것은 권력이었고
지켜져야 했던 것은 민주주의였다.
대통령은 국민을 배신했지만,
국민은 대한민국을 지켜냈다.
12월 3일은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 될 악몽의 매뉴얼이며,
동시에 다음 위협을 막아낼 우리의 집단적 방패다.
김문교 대표기자 cambroadcast@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