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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게 건네는 묵자의 조언

기사승인 2026.01.19  13:3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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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환 (전)한국사회복지관협회장

묵자(墨子)는 2,500여 년 전 사람이다. 중국의 춘추시대 말기에서 전국시대 초기에 활동 한 사람으로 보인다. 묵자는 그 오래 전에 이미 사랑과 평화 그리고 검소한 생활을 강조했다. 보편적인 인류애를 주장해서 당시의 사상가들과 다른 면모를 보였다. 공자나 맹자, 순자 등은 가족윤리와 군신의 덕목을 강조했다. 

묵자는 거기에 머물지 않았다. 전쟁의 참혹함을 직시하고 전쟁을 반대했다. 장례과정에서 발생하는 허례허식을 질타하기도 했다. 사치스런 생활을 비판하고 절제의 생활을 강조한 것은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이다. 지도층이 준수해야 할 사회윤리에 대해서도 냉철한 지침을 열거했다. 정치에 대해서도 나름의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묵자가 주장한 올바른 정치에 관한 견해는 오늘의 우리 현실과 국제질서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 정도다.

어떤 사람이 묵자에게 ‘올바른 정치가 어떤 것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올바른 정치란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공격하지 않고, 다수가 소수를 해치지 않고, 약삭빠른 자가 어리숙한 사람을 속이지 않고, 권력 있는 사람이 권력 없는 사람을 오만하게 대하지 않고, 부자가 가난한 자에게 교만하게 대하지 않고, 장년이 노인을 약탈하지 않는 것’이라고 답했다. 반대로 읽으면, 바르지 못한 정치의 실상을 알 수 있는 대답이기도 하다. 

너무나 원론적인 답이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2,500여 년 전이라는 시대상황을 감안해 보면 파격적이다. 사람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시기였다. 임금의 한 마디에 삼족(三族)이 멸절되는 시기였으니 말이다. 그런데도 묵자는 국제질서가 어떠해야 하는지, 국내질서는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약자를 중심에 두어야 한다‘고 역설한 것이다.

묵자는 세상에 다툼이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묵자는 ‘지금 임금들이 자신의 나라만 사랑할 줄 알고 다른 나라를 사랑할 줄 모르는 까닭에 남의 나라를 공격하고도 거리낌이 없다. 권세가들은 자신의 집안만 사랑할 줄 알고 남의 집안을 사랑할 줄 모르는 까닭에 남의 재산을 빼앗는 일에 거리낌이 없다. 지금 일반인들은 자신만 사랑할 줄 알고 다른 사람을 사랑할 줄 모르는 까닭에 자신의 힘을 동원해서 남을 해치는데 거리낌이 없다. 사랑하지 않으면 세상이 이렇게 뒤틀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니 사랑해야 한다’고 했다. 

복잡한 현대사회의 현실에 대입해서 읽어보면 늘어진 느낌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원칙적으로는 확실한 진단이고, 해법이라고 할 수 있다. 상대방을 존중해야 하고, 그들이 나와 다르지 않은 존재임을 인정해야 한다는 말이다.

요즘, 트럼프의 행태가 목불인견이다. 세계의 질서유지자라도 되는 것처럼 기고만장이다. 멀쩡한 다른 나라의 땅을 차지하겠다고 설치고 있다. 자기 나라의 이익을 위한답시고 다른 나라들을 끊임없이 괴롭히고 있다. 자국민을 해치는 것도 모자라서 다른 나라 국민을 깔보고 해치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올바른 국제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설립된 각종 국제기구에서 연이어 탈퇴하고 부담금을 끊어버렸다. 그러면서 호화별장에서 별난 파티를 즐기고 있다. 

힘이 있을 때, 다른 나라의 형편을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똑같은 방법으로 목눌림을 당할 수 있다고 세계사는 증언하고 있다. 기울어진 수레나 사다리는 금세 엎어진다. 더구나 ‘조자룡의 헌 칼’ 쓰듯이 나대다가는 그 칼에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 이익을 탐하기보다 의로움을 앞세워야 오래간다. 

김시현 기자 sk0211tlgus@naver.com

<저작권자 © CAM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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