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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 후기

기사승인 2026.02.02  10: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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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환 (전)한국사회복지관협회장

얼마 전, 처제 가족과 일본여행을 다녀왔다. 개인적으로 기념할 만한 일이 따로 있었는데, 그걸 빌미삼아 의기투합을 한 것이다. 일본 여행은 업무 때문에 4번, 개인적으로 3번을 갔던 곳인데도 목적지가 달라서 기분이 좋았다. 이번에는 소도시를 중심으로 둘러보아서 차분하게 일본의 안쪽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일본은 ‘아기자기, 차근차근, 조용조용’한 느낌을 주었다. 

일본은 어느 곳을 가더라도 ‘아기자기’했다. 어떤 걸 보더라도 그런 생각이 쉽게 들었다. 집들도 그렇고, 차도 그랬다. 도로도 폭이 협소하게 보였다. 특히 일본이 자랑하는 정원은 전체규모로 보면 크고 웅장했지만, 그 안에 식재된 나무나 물길들을 보면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넘쳐났다. 각종 기념품들도 아기자기한 모양이 많았다. 

오래 전에 이어령 선생께서 ‘축소지향의 일본인’이라는 책을 써서 일본인의 문화적 성향을 헤집은 바 있다. 일본의 곳곳이 이어령 선생이 분석한 것과 다를 게 없었다. 일본인들이 작고 귀여운 것을 좋아하는 걸 다른 곳에서도 확인했다. 붕어빵도 작게 만들어 판매하는 것을 보았다. 지방도시의 가게를 들른 적이 있었는데, 조그맣게 만든 상품들로 가득했다. 지나치게 작위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예쁜 것만은 부인할 수 없었다.

일본인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다른 성향은 ‘차근차근’이었다. 개인의 성향이 아니라 일본 전체가 무엇을 하더라도 서두르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아주 사소한 일도 순서와 차례에 따라 일을 처리하려고 했다. 좋게 보아서 차근차근이지, 하염없이 늘어져서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입국심사과정이 특히 그랬다. 어느 나라나 입국심사과정이 수월하진 않지만, 일본은 특히 까다롭고 느리다. 소도시의 공항인데도 묻는 것이 많아서 불편했다. 

숙소에 도착했을 때, 처제의 케리어가 고장 나서 수리를 요청했을 때도 도대체 서두르지를 않았다. 다른 투숙객들의 일을 다 처리한 후에 관계자에게 연락하는 것을 보았다. 완급이 따로 없는 것처럼 보였다. 마치 간단한 일을 어렵게 하는 모양으로 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과정 자체는 친절하고 야무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일본은 어딜 가나 ‘조용조용’이 생활원칙으로 확립된 느낌을 받았다. 여러 번 일본을 드나들었지만, 시끄러운 상황을 본 적이 없다. 예전에 갔던 오사카 등의 대도시도 관광객들이 숙소로 돌아가고 나면 조용하다 못해 썰렁했다. 더구나 이번에 간 곳은 지방의 소도시였다. 거리 자체가 한산하고 조용했다. 중국여행객들이 없어서 더 조용하다고 했다. 어쩌다 대만여행객들이 보였지만 그들도 조용조용 움직였다. 

어시장에 들렀는데 그곳도 조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어시장이라면 시끌벅적해야 되는데 도무지 조용했다. 뭘 구매하고 싶은 욕구가 사라질 정도였다. 정원을 안내하는 현지 가이드나 미술관을 안내하는 해설사도 조용조용하게 안내했다.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기 위한 태도가 몸에 배어서 그런다는데, 너무 가라앉은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이번 일본여행의 주요 목적은 온천과 일본음식을 한가하게 즐기는 것이었다. 다른 일정은 시간을 때우는 정도였다. 예전에는 정해진 일정을 따라서 분주하게 다니다 왔는데, 이번에는 느린 걸음으로 일본과 일본인의 문화적 특성을 나름대로 공부할 수 있었다. 재미 있는 여행이었다.

홍석민 기자 hongmonkey@naver.com

<저작권자 © CAM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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