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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합의 문은 닫혔는가, 그 책임 또한 기록될 것이다 |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 기대가 컸던 만큼 상실감도 크다. 6·3지방선거에서는 대전광역시장과 충남도지사를 기존대로 선출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초광역 경쟁이 가속화되는 시대에 멈춰 선 이 장면은 오래 기억될 것이다. 광주·전남의 보폭이 부러운 까닭이다.
통합은 하루아침에 무산된 사안이 아니다. 정치적 셈법과 당리당략, 책임 있는 결단의 부재가 겹치며 여기까지 왔다. 특히 제1야당의 반대 기조와 이를 끝내 돌파하지 못한 정치력은 두고두고 평가받을 대목이다. 더 나아가 현 대전시장과 충남도지사 역시 결과에 대한 정치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통합의 동력을 끝까지 지켜내지 못한 점은 향후 대전·충남이 감당해야 할 부담으로 남게 될 것이다. 지역의 미래 전략이 정쟁의 소용돌이에 갇힌 대가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러나 책임을 묻는 일과 미래를 준비하는 일은 별개다. 통합의 좌절이 곧 지역의 퇴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 차기 대전광역시장은 ‘통합 재추진’이라는 구호에 머물 것이 아니라 기능적 협력부터 복원해야 한다. 광역교통망, 산업벨트, 연구개발 협력 등 실질적 성과를 통해 신뢰를 다시 쌓아야 한다. 성과 없는 통합론은 공허하다.
동시에 중앙정치의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세워야 한다. 충남도와 상시 협의체를 가동하고, 여야를 넘어서는 초당적 협력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통합은 힘으로 밀어붙이는 사안이 아니라 신뢰와 설득의 결과물이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묻게 된다. 차기 시장은 어떤 인물이어야 하는가. 위기 속에서도 대전의 위상을 지켜낸 경험, 중앙과 지역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해본 이력,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정해 본 행정 역량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 갈등을 증폭시키는 리더가 아니라, 분열된 여론을 하나로 묶어내는 통합형 리더십이 필요하다. 이미 시정을 책임져 본 경험과 국정 전반에 대한 이해, 그리고 대전에 대한 애정과 책임의 시간이 축적된 인물이라면 통합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을 것이다.
도시는 실험장이 아니다. 시행착오의 비용을 시민에게 전가할 수는 없다. 6·3지방선거는 단순한 권력 교체가 아니라, 좌절 이후의 방향을 결정하는 선택이다. 통합의 실패가 누구의 책임이었는지는 시간이 증명할 것이다. 그러나 그 이후를 어떻게 설계할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통합의 문은 잠시 닫혔다. 하지만 그 문을 다시 열 열쇠는 결국 사람에게 있다. 대전의 시간은 멈추지 않았다. 이제는 준비된 리더십이 그 시간을 이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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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교 대표기자 cambroadcast@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