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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

기사승인 2025.09.15  14:2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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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환 (전)한국사회복지관협회장

사회복지현장은 고달프다. 이용시설이건 생활시설이건 다르지 않다. 이용시설에는 아침부터 사회복지사를 힘들게 하는 일이 많다. 지금은 형편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내가 근무할 때만 하더라도 그런 주민들이 여럿이었다. 많을 때는 10명이 넘을 때도 있었는데, 그 중에는 아주 고약한 분들도 있었다. 술을 먹고 와서 소리를 내지르는 정도는 양반이다. 사회복지사들이 감내하기 어려운 언동을 일삼는 것이 다반사인 경우가 많다. 

생활시설도 마찬가지다. 일도 힘든데 민원이 많다. 민원 때문에 수사기관에 불려 다니는 사회복지사도 보았다. 프로그램도 진행해야 하고, 다른 업무도 산더미인데 엉뚱한 일들과 씨름하고 나면 온몸에 기운이 빠진다. 그러니 힘들어 못 살겠다는 말을 달고 산다. 이용 주민과 접촉빈도가 많은 사회복지사의 가장 큰 이직 원인이다.

사회복지현장의 고달픔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공무원의 간섭과 눈총도 현장을 정 떨어지게 만든다. 그들도 법이 정한 역할을 해야 되기 때문에 딴지를 걸겠지만, 현장에서 보면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 짓거리들이다. 가관인 건 복지현장에 대한 이해가 일천한 이들이 현장을 쥐락펴락하는 일이다. 복지현장을 모르는 교수와 관료들의 책상머리 정책 때문에 골치 아픈 일이 적지 않다. 지금도 해괴한 조직 때문에 현장은 입이 댓자나 빠져 있다. 

법인 관계자들의 고압적인 태도 역시 사회복지현장을 힘들게 한다. 기관을 수탁 받아 운영하는 법률적 주체이기 때문에 적절한 역할은 필요하다. 문제는 그 역할이 항상 적정선을 넘는다는데 있다. 기관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재정지원은 쥐꼬리인데, 잔소리는 태산 같다. 다 사회복지사들의 어깨를 짓누르는 일들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사회복지현장의 표정이 별로 밝지가 않다. 당연히 사회복지사들의 어깨도 늘어져 있다. 듬직하게 울타리 노릇을 해주는 대표자나 간부직원이 있으면 그나마 견딜 수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부실한 경우에는 다른 일자리를 기웃거리는 것이 일상인 사회복지사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물론 사회복지현장이 예전보다는 많이 좋아졌을 것이다. 민관 양쪽의 개선노력이 성과를 거둔 측면도 적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그런데도 오가다가 듣게 되는 사회복지현장의 소식은 여전히 안타까운 이야기들이 많다. 달라진 시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으뜸이다. 게다가 요즘은 복지현장을 맴도는 장사치들마저 나서서 현장을 교묘하게 흔들어 댄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요구는 많고 손에 잡히는 건 딱히 없는 현실이다. 족쇄를 매달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때, 마음과 행동을 다잡아야 할 일이 있다. 하나는 사람을 키우는 일이다. 복지현장에는 훌륭한 인물들이 많다. 인품과 능력을 겸비한 일꾼들이 수두룩하다. 그들이 소신껏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끌어내리고 넘어뜨리는 일만 없다면 사회복지현장의 현안들은 빠른 속도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사회복지직능단체들을 완전한 압력단체로 탈바꿈시키는 일이다. 연대와 연합을 바탕으로 장단기 과제를 구분해서 목표와 전략을 공유하는 일도 중요하다. 다른 사람이 우리를 도울 것이라는 헛생각은 끊어버리는 게 좋다. 영양가 없는 학회에 몰려다니는 것보다 사회복지조직의 집회나 행사를 뜨겁게 달궈야 한다. 사회복지현장의 볼륨과 대응의 레벨을 한 차원 끌어올려야 한다. 그래야 미래와 희망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된다. 

손정임 기자 sjo5448@naver.com

<저작권자 © CAM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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